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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 1강 - 4강 (배옥영 교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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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

 

 

 

 

201001_13801.jpg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

上帝의식의 기원(1강)

STB상생방송이 지난 12월부터『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책을 쓴 저자의 설득력있는 강의가 호평을 얻고 있다. 방송은 STB역사특강 프로그램을 통해 송출된다. 녹취, 요약하여 지면을 통해 1강'上帝의식의 기원'부터 차례로 소개한다.
 

강사: 배옥영(원광대학교 서예과)


 

문자의 성립과 문자유물

 

저는 원광대학교 서예과에 재직하고 있는 배옥영이라고 합니다. 원래 문자학을 전공해서 고대의 문자에 관심이 많았고요. 또 그걸 통해서 유학의 연원을 밝혀보고자 했습니다. 상제라고 하는 개념, 또 천명이라고 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동양 정신의 가장 주축이 되고 있다고 하는 유학의 그 모든 것은 상제와 천명을 떠나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공자 이전의 유학이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공자는 그것을 모아서 완성을 이룰 수 있었는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또 상제의식이 과연 유학사상을 만드는데 어떻게 작용하게 되었는지 강의를 맞춰보고자 합니다.

오늘 첫 강의는 상제의식의 기원에 대해, 2강에서는 주나라의 건국정신과 상제의식, 3강에서는 그후 현대사회까지 이어 내려온 상제와 천명의식을 다룹니다. 마지막으로 4강에서는 천명이 인간에게 내려진 것인 중용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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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순이전 삼황오제 시절, 이미 복희씨 때 주역의 팔괘를 만들었습니다. 복희씨는 하늘의 질서를 수용해서 인간의 질서로 삼고자 합니다. 그래서 팔괘를 그려냈습니다. 이런 건 역사기록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주로 4000년에서 7000년까지 소급되는 유물과 유지를 통해 얘기하겠습니다.

이게 서안 반파유지입니다. 서기전 4천년, 5천년까지 올라갑니다. 여기에 촌락을 이루고 살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집터 자리가 있고요.

여기보면 옆의 사진은 기둥이 박혀있던 곳이에요. 유지를 통해 고을을 이루고 살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회공동체를 이뤘다는 얘기에요. 공동체사회를 이룰 수 있는, 생겨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현상이 뭐냐면 그 공동체 가운데 리더가 나오게 된다는 겁니다. 누군가 그 중에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나와서 그 사람을 통해서 그 사회가 이끌어져가고 자연히 문자라고 하는 게 필요하게 됩니다. 반파에서 출토된 채도분인데요.

문자의 초기형태는 이런 그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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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존재는 알지만 아버지의 존재는 누구인지 모르는 사회가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 이게 아비 부자입니다. 아비 부자인데 오늘날의 아비 부자하고 다르죠. 오른손에 이와 같이 창을 들고 있고 무기를 들고 있는 문양이에요. 고대문자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가 이와 같은 상의성(이야기하고자 하는 뜻을 그림으로 표현)입니다. 글자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복희씨 때 외부로부터 가족을 보호해야할 필요를 느끼면서 복희씨 때 무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부권이 커지게 됩니다. 고대문자는 이렇게 시작이 됩니다.

서안반파 도자기 파편에 새겨진 문양입니다. 어떤 문양을 새기는 것은 사용하고 있는 익숙한것만을 문양으로 넣습니다. 당시에 사용됐던 뭔가였을 것은 분명합니다.

이건 대문구유지에서 나온건데 반파유지에서 봤던 글자하고는 전혀 다른 문양입니다. 상당히 구체성을 띄고 있어요. 이 문양은 산 모습과 지평선위에 해와 달이 떠오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문자라는 민족의 영혼이 구체화됩니다.


 

은의 갑골문과 주의 금문

 

가장 오래된 문자유물은 갑골문부터입니다. 갑골문은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하은주 삼국 중에서 은나라의 문자입니다. 고대에는 점을 치는 사람들이 하늘의 말을 듣고 전했습니다. 고대에는 정인貞人이라고 했습니다. 이 정인이 초기에는 모든 주재主宰권, 그러니까 하늘에 제사지내는 주재권과 인간을 통치하는 주재권을 같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늘의 의지를 아는 사람이 가장 권력이 있었다는 거죠. 하늘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방편으로서 갑골을 썼어요. 가장 중요한 일이 제사지내는 일과 전쟁하는 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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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禮記에 보면요. 예기라고 하는 책은 원래는 주례라고 합니다. 문왕무왕 때 주나라가 천자의 직위를 가져오게 되죠. 무왕이 문왕의 아들인데 무왕이 천자의 직위를 가져오죠. 그런데 무왕이 일찍 죽습니다. 그때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성왕이에요. 13살밖에 안됐어요. 제후국에서 천자국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모든 예를 바꿔야 하는데 13살 먹은 어린 성왕이 어떻게 정비를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무왕의 동생인 주공이 천자의례를 모두 정비합니다. 어린 조카를 위해서 섭정하면서 모든 예를 정비하는데 그게 주례에요. 그 주례를 훗날 춘추말기, 춘추시대에 공자가 정리한 게 예기에요.

그런데 그 예기에 보면 은나라 사람들은 존신하였다(殷人尊神)고 나옵니다. 신을 가장 높였고 신의 의지에 의해서 인간사를 행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솔민이사신(率民以事神)했다고 나옵니다. 백성들을 거느리고 신을 섬기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겼단 말에요. 제일 우선적으로 귀신 섬기는 일을 가장 먼저 앞세웠고 예를 뒤로 하였다 하는 기록이 나옵니다. 귀신을 먼저 앞세우고 예를 뒤로 하였다 하는 건 귀신을 섬기는 제사를 말하는 게 아니고 하늘의 의지를 받아들이는 것, 바로 예입니다. 하늘의 의지를 받아들여서 그것을 행하는 게 바로 예에요. 그 예라는 게 뭐냐면 천리지절문天理之節文, 인사지의칙人事之儀則也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살아갈 때 어떻게 행동해야하고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마땅한 도리인가를 우리가 규정짓는 게 예라고 한다면 그 기본이 바로 천리지절문이라는 거예요. 우주 운행 질서의 원칙을 갖다가 사람이 살아가는 예로 규정지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선귀이후례先鬼而後禮라고 하는 말이 거기에 나옵니다. 후에 신의 말씀으로 가르침을 세우고 그 신에 제사하는 행위야말로 비로소 능히 천심과 합하여 지는 것이며 길이 천명을 보존하는 길이라고 여기게 됩니다.

제사할 때 희생물은 뭘로 바치고 제사는 어떻게 했고 이런 제사 기록들은 후에 많이 나오지만 역사시대 이전에는 제사를 어떻게 했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이 문자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까 문자는 상의성象意性을 띄고 있다고 그랬어요. 고대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깊은 상의성을 띄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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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왼쪽이 갑골문에 있는 제사 제祭자고 오른쪽이 금문에 있는 제사 제祭자입니다. 다르죠. 뭐가 지금 하나 더 플러스 됐어요. 뭐가 플러스 됐냐면 볼시示자가 플러스 됐어요. 갑골문의 글자를 보세요. 지금 이건 고기에요. 지금 우리가 육달월부수(肉-月)라고 해서 달월부수, 우리 몸의 신체에 관계되는 건 다 앞에 달월이 붙죠. 그걸 우리 읽을 때 육달월 이렇게 읽잖아요. 고기 육자입니다. 고기 육자고 여기 점이 이렇게 찍혀있는 건 술이에요. 이건 오른손이에요. '손으로 고기와 술을 바친다.'이 말입니다. 여기에 보면 이것도 비슷한데 이게 술이고 이게 고기고 오른손이고 그렇습니다.

갑골문에는 왜 보일 시 자가 빠져있는가가 의문스럽죠. 주나라의 글씨인 금문에 오게 되면 분명히 보일 시자를 제시하고 있어요.

示는 신주를 상징합니다. 우리 제사지낼 때도 신주 놓고 제사 지내잖아요. 그 신주를 상징하는데 그 신주가 금문에 오게 되면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 신주가 등장했다는 건 신神이 인간과 더 가까워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주나라에서야 비로서 하늘이 인간사에 가까이 내려와 구체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은나라의 하늘과 주나라의 하늘

 

은나라 때에는 하늘에 있는 신이 절대적인 신이었습니다. 하늘이 모든 걸 주재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대상이 있는 게 아닙니다. 저 울울창창한 하늘하고 자연천하고 주재적인 천이 섞여 있었어요. 섞여있다 보니까 어떤 대상으로 제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은나라 때의 천은 인간사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주재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그 하늘이 주재하고 있는 작은 하나의 대상일 뿐이었어요. 하늘을 어떤 대상으로 표현한다거나 하는 것은 굉장한 불경이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감히 하늘을 어떤 형체로 그린다거나 하늘을 뭔가로 표현한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했죠. 상상도 못했죠. 그래서 하늘에 대해서 비는 것조차도 보통 인간은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정인貞人만이 하늘에 빌 수 있었고 인간은 하늘에 직접 대놓고 우리처럼 하느님 도와주세요 이런 소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높았던 하늘이 주나라 때에 오면 굉장히 인간 가까이로 내려오게 됩니다. 요임금 때 하늘이란 존재는 어땠는가. 주나라 때 오게 되면 하늘을 가까이 끌어내리기 위한 기록이 보입니다. 오직 요만이 하늘을 본받았다 했습니다. 대학大學서문에 보면 요임금이 계천입극繼天立極했다 하는 말이 나와요. 하늘을 이어서 푯대를 세웠다 이런 말이 나오거든요. 태백泰伯장에 보면 유천위대唯千爲大하니 오직 하늘이 위대하니 오직 요임금만이 하늘을 그를 본받았다. 이 말이거든요. 즉은 본받았다 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개천입극한 사람은 오직 요임금만으로 봅니다. 후에 순임금에게 왕위를 선양하면서 뭐라고 얘기하냐면 자이순咨爾舜아, 너 순아. 천지역수天之曆數가 하늘의 역수가 제이궁在爾躬하니 너의 몸둥이안에 있으니 윤집궐중允執厥中하라.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너는 중만 잡으면 돼. 천하를 다스리는게 다른게 아니고 너의 몸둥이 안에 있는 역수만 잡으면 된다. 그 역수가 바로 중이란 말에요. 그러면 이것이 바로 뭐에요? 바로 우주질서를 인간의 질서로 끌어내린 겁니다.

그래서 바로 네 몸뚱이 안에 있는 천지역수를 그대로 인간사에 펼치면 그게 바로 천하를 가장 잘 다스리는 윤집궐중하는 거다. 그러면 중이라는 게 바로 뭔가요? 바로 천도라는 겁니다. 윤집궐중할 때 중이 바로 천도라고 하는 거예요. 하늘의 질서, 천도는 은미해요. 근데 인심은 어떤가요? 천심은 지극히 은미해서 우리가 찾아내기조차 쉽지 않은데 인심은 한없이 위태로워요. 인심은 유위하니 한없이 위태로워서 하루에도 우리는 수천 수만번씩 마음이 변하죠.

고대에는 하늘에 질서가 있긴 있는데 하늘의 질서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늘이 인간사를 주재하고 있고 인간을 다스리고 있긴 있는데 어떻게 다스리는지 또 구체적으로 하늘의 존재는 어떤 존재인지를 그 당시에는 밝히지는 못했어요. 단지 하늘이 인간사 전체를 주재하고 있다고만 생각 했었죠. 은나라 때까지만 해도요.

그랬던 게 주나라 때 오게 되면 구체적으로 하늘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질서로 확실하게 끌어내리는 그런 계기를 마련해요. 탕임금이 하의 걸을 칠 때 했던 말입니다. 내가 감히 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하의 걸이 죄가 많아서 하늘이 나에게 저걸 정복하게 명을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죠. 탕임금이 이와 같이 했듯 나중에 주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때, 무왕이 하나라 천자의 직을 맡고 있던 주를 칠 때 저 이야기를 똑같이 합니다. 하늘이 나에게 명을 하였으니 주를 치지 않는 것은 하늘의 천명을 내가 어기는 것이 되므로 내가 주를 치고 이 나라를 평정하고자한다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주나라의 족휘에 나타난 아버지

 

주나라에 오게 되면 하늘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져요. 그래서 실제 주나라의 시조인 후직后稷은 하늘의 자식으로 설정이 됩니다. 막연하게 우리를 주재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은나라 때의 하늘이 주나라 때에 오게 되면 실제적으로 천명을 내리게 됩니다.

은나라의 탄생설화에 신라의 박혁거세신화처럼 알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알은 하늘의 자식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서 하늘의 자식으로 제시되어지는지는 드러나지 않죠. 그런데 주나라에 오게 되면 굉장히 구체적으로 제시되요. 주나라의 시조인 후직后稷은 하늘의 자식으로 설정됩니다. 다음시간에 구체적으로 전하겠지만 주나라를 세운 후직이라고 하는 시조가 하늘의 아들이고 강원이 어머니고 이렇게 제시됩니다.

깃털 사이에 사람 모양을 하고 있는 게 주나라의 족휘族徽입니다. 주몽 드라마에 보면 전쟁 나갈 때마다 뭐 들고 나가요? 삼족오 깃발 들고 나가죠. 나라의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삼족오 깃발을 앞세우고 나갑니다. 민족의 족휘라고 하는 건 그 민족을 상징하는 깃발이라는 거죠. 은나라의 족휘에는 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주나라의 족휘는 양쪽 깃털 사이에 사람이 있습니다. 주나라 건국을 설명하면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지만, 주나라에서 비로서 하늘이라고 하는 존재가 아버지로서 존재하게 됩니다. 창을 들고 있는 사람이 아비 부가 되는 것과 같은 변화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인간사에 하늘이 어떻게 작용하며 인간 질서에 개입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나라의 건국정신과 상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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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배옥영(원광대학교 서예과)

STB상생방송이 지난 12월『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에 대한 역사 강의를 진행하였다.
저자의 설득력있는 강의가 호평을 얻었다. 녹취, 요약하여 지면을 통해 지난 1강'상제의식의 기원'에 이어 2강에서는'주나라의 건국정신과 상제의식'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하,은,주는 동시대에 존재했던 나라

 

지난 시간에 상제의식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상제의식이 어떻게 인간 질서로 정착되는지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단군이야기와 같이 주나라에도 신을 인간의 질서로 끌어내리는 신화가 있습니다. 신화를 통해 어떻게 상제와 천명의식이 인간 삶의 질서로 들어오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유학의 계승과 정통성을 이야기할 때 흔히 요순우탕문무주공堯舜禹湯文武周孔, 즉 요에서 공자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를 도통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점이 하은주가 순서대로 차례로 일어났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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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갑골문과 금문을 살펴보았습니다. 대부분은 갑골문이 발전해서 금문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은주 삼대가 순차적으로 발생했다면 당연히 갑골문이 발전해서 금문이 돼야 맞습니다. 그렇다면 글자의 연계성이 있어야 겠죠.

그런데 갑골문과 금문은 전혀 연계성이 없습니다. 즉 갑골문이 계승되어 금문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문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잖아요.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는 동시대에 같이 존재했던 나라였습니다. 순임금의 신하 중에 은나라를 세운'설契'과 주나라를 세운'후직后稷'이 나옵니다. 순임금 때에 후직과 설이 같이 존재했었다는 거죠. 둘다 순임금의 신하였습니다. 순임금이 천자의 직위를 물려주는데, 그때 우가'나보다 더 훌륭한 설과 후직이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순임금이 설에게는 교육을 맡겨요.' 오교를 널리 펼치라'며 교육을 명령하게 됩니다. 후직에게는 백성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라고 명령해요. 또 설을상의 제후로 삼아, 상땅을 봉해 줍니다. 그리고 후직에게는 유태라고 하는 땅을 봉해줘서 나중에 유태의 제후가 되게 합니다. 순임금 시대에 은나라와 주나라와 상나라가 다 함께 존재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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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씨에게 강원이라는 딸이 있었어요. 강원이 하늘에, 즉 상제에게 자식을 비는 제사를 올립니다. 강원이 처녀인데 밖에 나갔다가 빛에 의해 회임을 합니다. 처녀가 회임을 했으니 보통일은 아니잖아요. 이 아이가 어떤 징조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 강원이 이 아이를 버리려고 합니다. 여러 방법을 써보다가, 아이를 얼음 빙판위에 갖다 버립니다. 빙판에 어린아이를 갖다 놓자마자 하늘을 날던 많은 새들이 갑자기 모두 날개를 펼쳐서 내려오는 거예요. 내려와서 그 아이를 깃털로 싸안는 겁니다. 이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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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를 새의 깃털로 싸서 안고 있는 모양입니다. 새들이 모두 깃털을 펼치고 어린아이를 감싸니까이 아이를 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없으니까 성씨가 없잖아요. 그래서 버릴 기棄자, 기씨를 붙여줍니다. 버릴 수 없어서 데려와 길렀는데 남달랐습니다. 남달라서 순임금의 최고 신하가 될 수 있었던 겁니다. 그 후직이 나중에 어머니의 고향인 유태땅에 제후로 봉해지게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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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직은 농사짓는 방법을 하늘의 질서에 맞추기 위해 음력을 만듭니다. 일 년 농사를 지어서 거두어들이면 제사를 지내야할 거 아녜요? 제사를 지내면 누구한테 먼저 제사를 지내야겠어요? 바로 아버지이면서 하늘인, 상제에게 지냅니다. 그리고 어머니인 강원에게 제사를 지내기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천명이라고 하는 사상이 주나라에 제시됩니다. 주나라를 세운 후직이 바로 천명을 받은 하늘의 아들이 됩니다. 신화가 그 나라의 사상과 정서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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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모내기를 해놓은 듯한 모습인 주나라 주자입니다. 여기에 있는 입 구口자는 천명을 상징하는 입구입니다. 주나라가 천명을 받아서 천자의 직위를 얻게 되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아버지이면서 하늘인 천조일여天祖一如,
주족周族이 상제의 자손이 되는 당위성

 

주나라에선 후직의 신화로 인해 아버지이면서 하늘인 천조일여天祖一如, 그러니까 하늘과 아버지가 하나라고 하는 사상이 일찍부터 싹트기 시작해요. 후직은 직신稷神을 상징하는데요. 벼 직稷자예요. 농사신을 상징해서 오늘날까지도 후직은 농사신으로서 섬겨지고 있습니다. 후직의 탄생 설화를 통해서 인간의 가치가 달라졌습니다. 은나라 때와 주나라 때의 인간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은나라 때는 일방적으로 하늘의 지배를 받는 인간이었습니다. 주나라로 넘어오면 인간이 하늘의 아들이 됩니다. 바로 주족이 상제의 자손으로 살아가는 당위성이 생깁니다. 상제의 자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태도 자체를 바꾸게 하는 거죠. 제가 가끔 학생들한테 물어봐요. 효도가 뭐냐. 대부분"엄마, 아빠 말 잘 듣는 거요",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해요. 학생다운 대답이죠. 그러면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 이건 바로 뭐예요? 후직의 입장으로 본다면 하늘의 뜻을 어기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주나라는 일찍부터 하늘의 뜻을 인간 삶의 질서로 여기면서 살아가야 할 당위성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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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배천배조拜天拜祖의 사상이 만들어집니다. 배천배조란 인간이 하늘을 조상으로 섬기고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질서를 바로 하늘에 두는 겁니다. 하늘이란 형상이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는게 배천拜天입니까? 배조拜祖, 즉 하늘과 조상을 동일시하면 구체적인 받듦이 가능합니다.

인간의 가치가 하늘의 자식이라고 설정되면 아버지,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사람이 가장 잘 살기 위한 방법이 됩니다. 요임금이 개천입극開天入極해서 하늘의 질서를 그대로 인간 질서의 푯대로 삼았었다고 했었는데요. 인간 몸에 있는 천지역수天之曆數를 잡고 윤집궐중允執厥中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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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천지역수를 근본으로 순이 질서를 만든 거예요. 인간질서를 만들면서 동서남북에 제사를 모시고 그것에 따라 동서남북을 봄여름가을겨울로 설정하고.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이런 인간 세상의 질서를 순임금이 정립합니다. 그런 순임금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한 게 후직입니다. 후직이 하늘의 질서로 사람이 살아가는 질서의 기본을 삼습니다. '예禮'가 바로 하늘이 운행되는 이치인'천리지절문天理之節文'입니다. 그것을 사람이 살아가는 행동의 원칙,' 인사지의칙人事之儀則'으로 삼습니다. '예'라고 하는 것이 고대의 예와 지금과는 다릅니다. 고대의 예의 기본은 천지운행에 있었습니다. 예의 기준을 하늘에다 둔 겁니다. 그래서'천지역수天之曆數재이궁在爾躬하니 윤집궐중允執厥中하라'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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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게 천자의 직위를 물려주면서 백성들이 배불리 먹기만 하고 배우지 아니하면 짐승과 같아지나니 경부오교敬敷五敎하라고 합니다. 경부오교하라는 건 오교를 공경스럽게 널리 펼치라는 겁니다. 오교는 오품五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품, 하늘에서는 춘하추동이지만 그게 인간으로 내려오면 인의예지신이 됩니다. 또 부, 모, 형, 제, 자를 말합니다. 부모형제자가 모여서 인류를 형성하죠. 부모형제자의 오품이 만들어지면서 기본적인 윤리관이 심어진 거죠. 그것이 바로 경부오교의 윤리관입니다.

이에 따르면 아버지는 반드시 의로워야 합니다. 아버지는 의로워서 모든 가치기준에 옳고 그름의 잣대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머니는 따뜻해야 되요. 사랑으로 자식들을 품에 안을 수 있어야 해요. 자식뿐만 아니라 가정을 다 품에 안아야 되죠. 형은 우애해야 되고 동생은 공손해야 되고. 자식은 효성이 지극해야 합니다. 또 인간의 도리를 오상지덕五常之德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오상지덕. 인간으로서 지켜야 될 기본적인 덕목이라는 거죠. 이 덕목은 바로 우주질서로부터 도출된 거예요.


 

주나라 때부터 구체적으로 사용된 덕德의 개념

 

후직으로부터 주나라가 시작되어 4대 공류에 오게되면 나라의 질서를 다시 세우게 됩니다. 다음으로 제일 중요한 시대가 고공단보 때예요. 역사적으로는 고공단보를 태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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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인 문왕은 천하의 1/3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문왕은 전쟁을 하지 않고도 그만큼 천하를 소유할 수 있었어요. 이것은 무슨 말이에요? 그만큼 덕德으로 정치했다는 말입니다. 신기하게도 갑골문의 덕 자에는 지금 글자에 있는 마음 변이 없습니다. 그리고 덕 자를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주나라 때 오면 덕이라는 글자를 흔히 볼 수 있는데, 덕德자에는 반드시 마음 심心이 들어가요. 은나라 때 사용했던 덕과 주나라 때 사용했던 덕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덕이라는 개념은, 천명을 수용해서 인간이 그 천명을 발현하는 것입니다.

천하의 1/3을 차지하고 있던 문왕을 당시 천자인 주紂임금이 잡아들입니다. 주임금이 계력, 즉 문왕의 아버지를 죽입니다. 그런데도 문왕이 천자를 치지 않는건 하극상을 하지 않기 위해서죠. 천하의 통치질서인 천명을 그대로 따르고자 했던 거예요. 아버지를 죽인 원수지만 치지 않습니다. 주임금이 문왕을 가두기도 합니다. 그러다 변방족이 쳐들어오니까, 문왕을 풀어주고 그 변방족을 정벌하라고 합니다. 문왕은 이런 삶을 살았지만 아들 무왕은 다르죠. 무왕이 그런 천자를 치고자 합니다. 그 때 백이숙제伯夷叔齊가 만류합니다. 백이숙제는 고죽국의 아들이죠. 무왕이 만류를 뿌리치고 폭군 주를 쳐요. 주를 쳐서 결국은 천자의 직위를 가져오고 백이숙제는 결국 도가 실현되지 못하는 곳의 곡식을 먹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해서 떠납니다. 여하튼 무왕이 천자의 직위를 가져옵니다. 천자의 계승 순서로 본다면 하-은-주가 맞아요. 폭군 주紂를 치고 이 때 주周나라가 천자국이 되는 거죠.

다음 유물들은 천자국 주나라의 기물입니다. 청동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기물들입니다. 문자는 없고 문양들이 새겨져 있어요. 하늘과 관계된 문양을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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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동기들은 다 제기들입니다. 하늘에 올리는 제사를 지낼 때 쓰였단 말예요. 도끼 모양으로 손잡이를 했는데 바치고 높인다는 의미로서 만들어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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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주나라 정(솥)입니다. 주나라 때는 정제鼎制정치가 실현되던 시대예요. 천자를 중심으로 나라마다 정鼎이 법적으로 정해집니다. 천자국에는 정이 몇 개, 또 제후국에는 정이 몇 개, 말은 몇 필, 병사는 몇 명, 이와 같이 모든 게 정해지게 됩니다. 주나라에 천명이 내렸기 때문에 천자국이 됐다고 본 거예요. 천명이 내려져 천자의 직위를 받을 수 있었고 천명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천도를 실현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나라는 문왕이 상제의 곁에 있다고 했습니다. 주나라의 백성들이 빌 때, 상제가 문왕의 옆에서 백성들이 바라는 그 발원을 듣고 실현해준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천명을 실현하면 천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하늘로부터 천자의 본성이라는 것을 부여받는다는 것이죠. 모든 사람이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받지 아니함이 없건만 문왕처럼 실현하면 천자도 될 수 있고, 천하를 소유할 수도 있는데 보통 인간들은 단지 그것을 완벽하게 실현해내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 실현 방법을 밝힌 것이 유학이구요. 그게 주나라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유학의 궁극적인 정신은 요순우의 정신을 회복하는 거예요. 요임금은 개천입극해서 하늘의 정신을 제시한 사람이고, 순임금은 인간의 질서로 수용해서 확장시켜 펼쳤던 사람입니다. 천명의 실현이 유학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 구체적인 인물로서 문왕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모두가하늘의자손, 공부의목적은인간이되는것

 

유학의 정신은 우리 모두가 하늘의 자손이라는 거죠. 하늘의 자손으로서 내게 있는, 내가 가지고 있는 그 본성을 회복하게 되면, 모두 다 일등이 되요. 그리고 다른 사람도 나하고 똑같은 본성이 있다고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혈구지도??矩之道입니다. 혈구지도란 자기의 마음을 척도로 삼아서, 그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귀하지 않은 존재가 하나도 없죠. 모두가 귀한 존재라는 거죠.

그래서 학교에 가서 제일 먼저 배운 것이 인간이 되는 공부였어요. 사람이 지켜야 할 인도를 밝힘으로써 천명을 회복하고 실현하는 겁니다. 그것을 통해 요순우 정신을 회복하는 것, 그게 바로 유학에서 제시하고자 한 궁극적인 실천덕목이었어요. 학교에 보낸 목적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공부의 목적이 바로 인간이 되는데 있었다는 거죠.

지금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교육의 좌표를 만드는데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주나라의 정신을 생각하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또 후학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강의에서는 주나라의 정신을 통해서 상제의식이 어떻게 실현되고 수용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천명의 수용과 인간질서의 확립


201003_132.jpgSTB상생방송은 지난해 12월『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에 대한 역사 강의를 진행하였다. 저자의 설득력있는 강의가 호평을 얻었다. 지면을 통해 지난 번 1강, 2강에
이어 3강,4강'천명의 수용과 인간질서의 확립'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편집자 주)
강사: 배옥영(원광대학교 서예과)


 

하늘의 뜻을 읽는다는 것

 

하늘로부터 인간이 부여받은 것을 천명天命, 다른말로 성性혹은 본성本性이라고 얘기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본성대로 사는 것인지 수천년동안'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라는 말이 가르쳐주었습니다.

해서는 안 될 짓을 할 때"너 하늘이 무섭지 않니? 하늘이 무서워서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니."이런 소리를 하게 되는데 과연 하늘이 무엇이길래 모든 가치의 기준으로 얘기할까요.

고대에 팔괘八卦를 만든 것 자체가 인간의 질서를 하늘에서 끌어오고자 한 겁니다. 고대에 하늘은 인간을 주재하고 있는 주재자로서의 천天입니다. 주재자로서의 천을 인간의 질서로서 승화시켜 천도를 실현하는 것이 인간 가치를 최고로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요임금이'계천입극繼天入極'했다는 것은'하늘을 이어서 푯대를 세웠다'는 말이거든요. 하늘을 이었다는 말이 무슨 말이겠어요? 하늘의 정신을 이었다는 거죠. 보통 사람은 가능한 얘기가 아니죠. 그래서 은나라 때는 그런 사람을 정인正人이라 그랬습니다. 신통력을 가지고 하늘과 인간 사이를 이어준단 말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와서 물으면 하늘의 소리, 귀신을 불러가지고 귀신에게 물어본다든지 해서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전해주겠죠. 요새는 그런 사람들을 무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무당하고 달리 은나라 때의 무당은 그야말로 하늘의 얘기를 전할 수 있었어요. 곧을 정자 정인이라고 하는데 그 사람들은 하늘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내일 일도 잘 모르죠. 내일 일뿐만 아니라 이 자리가 끝나고 나서 벌어질 일도 모릅니다. 한 시간 후, 삼십분 후의 일도 모르는데 하늘의 뜻을 안다고 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죠. 하늘의 뜻을 읽을 수 있었고 들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고대엔 가장 특별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인이 곧 통치자였고 통치자이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주제권主祭權을 지니고 있었어요. 나라의 규모가 커지면서 통치권과 주제권이 나누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통치는 왕이나 천자가 하게되고하늘에제사를지내는주제권은따로갖게되죠.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음력이라는 것은 주나라의 때의 책력이에요. 당시의 정인, 하늘의 질서를 읽을 수 있던 사람들이 만든 겁니다. 그 당시에는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책력이 다 달랐습니다. 그런데 주나라 때 사용했던 책력이 오늘날까지 수천 년 동안 그대로 내려올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바로 하늘의 질서는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질서를 인간의 질서로

 

하늘의 질서는 어때요? 한 치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매순간, 매일 변하고 있는 인심人心과는 다릅니다. 제가 주역을 공부하고 있는데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공감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계천입극한 이유가 변하지 않는 대자연의 질서대로 인간이 살아가는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예요. 당시엔 그런 사람이 통치자니까.

어떻게 하면 내 백성들이 가장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겠죠. 그래서 대자연의 역수曆數를 정해서 달력을 만듭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과 주대의 달력이 같습니다.

요임금은 나라를 걱정하고 천심 그대로 살아가는, 순에게 천자의 자리를 맡겼습니다. 요임금이 하늘의
도를 이어가지고 푯대를 세우고 순임금이 인도를 완성했습니다. 계천입극했다는 말이 하늘의 뜻을 읽고 그것을 인간이 살아가는 질서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봄에 봄비가 촉촉하게 내릴 때 씨앗을 뿌려야 그 씨앗이 대지를 뚫고 나올 수 있습니다. 가령 여름에 씨앗을 뿌리면 어때요? 소나기가 한바탕 내려버리면 그 씨앗들이 전부 다 파묻혀 버리고 제대로 싹을 틔울 수가 없죠. 봄에는 신기하게도 비가 와도 부드럽게 와요. 봄비라고 하면 어떤 비인지 연상할 수 있죠. 촉촉이 대지를 적셔주는 그런 비입니다. 바람도 세게 불지 않아요. 봄에는 거센 바람이 안 불잖아요.

봄이라는 시기가 어때요? 인간으로 치면 태어나서 20살까지입니다. 80살을 수명이라고 한다면 20살까지일 거예요. 그때까지 우리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혹시 큰 바람이 불세라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보호해주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먹여주고 입혀주고 좋은 것 가르쳐주고 또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자라게 하기 위해서 온갖 정성을 다 들입니다. 그 시기가 바로 봄이예요. 봄이라고 하는 계절은 천지 만물이 그렇게 나서 자랄 수 있도록 바람도 세게 안 불고 햇볕도 지나치게 따갑지 않습니다. 생물이 나와서 그저 잘 자랄 수 있을 정도만 햇볕이 따뜻하죠.

봄에 적당하게 잘 자라면 그 다음은 어때요? 그대로 있으면 씨앗이 여무나요? 봄만 있으면? 가령 사시가 없이 봄만 계속된다고 하면 생물은 번성해서 열매를 맺고 씨앗을 생산할 수 없을 거예요.

여름에는 어때요? 봄에 대지를 뚫고 나온 나무들이 여름이 되면 뜨거운 햇볕도 견뎌야하고 또 그 뜨거운 햇볕 뒤에 숨어있는 태풍도 견뎌내야 해요. 견뎌내야만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뜨거운 여름만 계속되면 안 되죠. 뜨거운 더위와 바람과 비와 이런 온갖 것들을 잘 견딘 열매들이어야만 가을에 튼실한 열매를 맺습니다. 절기가 가을로 바뀌는 순간 어느새 밤낮으로 소슬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확실한 변화죠. 그때가 되면 곡식을 제때에 맞춰서 갈무리 해줘야 해요. 이게 바로 우주운행의 이치입니다. 누가 거부할 수 있겠어요? 하늘의 이치가 대자연의 이치고 인간 삶의 이치입니다. 대자연이 가지고 있는 이치와 성정을 체득하여 그것대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다스렸다는 겁니다.


 

천심대로 산다는 것

 

요堯임금이 순舜에게 천하를 물려줄 때 요임금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들에게 천하를 넘겨주지 않습니다. 그 당시 순은 역산에서 밭 갈고 있었습니다. 밭 갈고 있었고 아버지가 어렸을 때 재혼을 했어요. 그런데 그 어머니가 아주 모질어서 전실前室아들인 순을 수차례 죽이려고 해요. 그렇게 했는데도 순은 역산에서 밭을 갈다가 한쪽에 가서 통곡을 하고 웁니다. "내가 좀 더 노력해서 계모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드려야 할텐데"이렇게 통곡합니다. "어머님이 나를 사랑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합니다. 효도가 부족해서 계모가 저렇게 역정내고 그러는가 헤아립니다. 더 효도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안타까워하고 통곡합니다. 순임금은 그와 같이 천심으로 살았어요.

순이 그와 같이 천심으로 살았단 이유 하나만으로 천자의 직위를 물려준 겁니다. 그래서 요임금이 하늘의 도를 이어서 푯대를 세우고 그대로 순임금이 인도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순임금은 바로 하늘의 정신을 이은 요의 정신을 인간의 도로서 정착시켰습니다. 인간의 도를 정착시킨다는 게 보통의 영성으로 가능하겠습니까? 하늘의 도를 인간으로 정착시킨다는 것은 하늘과 통해 있는 정도의 지혜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안되겠죠. 아까 봄,여름,가을,겨울을 얘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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