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과 증산도 중] 인류사의 새 판을 짜신 세운世運 공사

1)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원한의 출발점, 단주丹朱

지난 봄여름철의 상극의 원한은 모든 인간의 영혼을 죄로 물들이고 인류사를 유혈의 역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인류 역사가 그렇게 원한의 큰 불덩어리 속으로 진입하게 된 결정적 분기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단주의 원한의 역사입니다. 상제님은 그에 대해 이렇게 밝혀 주셨습니다.

●이제 원한의 역사의 뿌리인 당요唐堯의 아들 단주丹朱가 품은 깊은 원寃을 끄르면 그로부터 수천 년 동안 쌓여 내려온 모든 원한의 마디와 고가 풀릴지라. (道典 2:24:4~5)

단주는 중국 요임금의 맏아들입니다. 단주는 당시 동방 동이족東夷族과 서방 한족의 뿌리인 화하족華夏族 간에 계속되던 반목과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운 대동세계를 이루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주와는 달리 무력을 써서 화하족 중심의 천하를 이루고자 했던 그의 아버지 요임금은 단주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신하들이 왕자인 단주가 총명하다고 후계자로 주청을 하는데도 이를 묵살하고, 자신의 혈통도 아닌 순舜을 사위로 삼아 그에게 왕위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단주를 ‘불초不肖하다’ 하며 변방으로 쫓아 버리고, 바둑이나 두면서 세월을 보내라고 바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단주가 바둑의 시조가 된 데는 이런 사연이 숨어 있습니다.

●무릇 머리를 들면 조리(條理)가 펴짐과 같이 천륜을 해(害)한 기록의 시초이자 원(寃)의 역사의 처음인 당요(唐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깊은 원을 풀면 그 뒤로 수천 년 동안 쌓여 내려온 모든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게 될지라. 대저 당요가 단주를 불초히 여겨 두 딸을 우순(虞舜)에게 보내고 천하를 전하니 단주가 깊은 원을 품은지라.
마침내 그 분울(憤鬱)한 기운의 충동으로 우순이 창오(蒼梧)에서 죽고 두 왕비가 소상강(瀟湘江)에 빠져 죽는 참혹한 일이 일어났나니, 이로 말미암아 원의 뿌리가 깊이 박히게 되고 시대가 지남에 따라 모든 원이 덧붙어서 드디어 천지에 가득 차 세상을 폭파하기에 이르렀느니라.
그러므로 이제 단주 해원을 첫머리로 하고, 또 천하를 건지려는 큰 뜻을 품었으나 시세(時勢)가 이롭지 못하여 구족(九族)이 멸하는 참화를 당해 철천의 한(恨)을 머금고 의탁할 곳 없이 천고(千古)에 떠도는 모든 만고역신(萬古逆神)을 그 다음으로 하여, 각기 원통함과 억울함을 풀고, 혹은 행위를 바로 살펴 곡해를 바로잡으며, 혹은 의탁할 곳을 붙여 영원히 안정을 얻게 함이 곧 선경을 건설하는 첫걸음이니라.(도전4:17)

천하를 화평한 대동세계로 만들고자 한 원대한 꿈이 좌절되고, 평생을 바둑이나 두면서 소일해야 했으니 단주의 원한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흔히 ‘요순시대’ 하면 이상적인 성인제왕의 통치로 태평을 누린 시절로 거론합니다. 그러나 이는 인류사 왜곡의 전범인 유학자들이 조작한 허구의 역사일 뿐입니다. 요임금의 왕자 단주의 크나큰 한이 인류 역사상 원한의 뿌리가 되어 이로부터 끝없는 비극을 낳는 상극의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증산 상제님은 “천지에 쌓인 원한을 끌러 내려면 만고 원한의 뿌리인 단주의 원한부터 끌러야 한다. 그래야 인류 역사의 모든 원한이 다 끌러진다.”라고 하셨습니다. 동방의 시원 역사를 되찾고 나아가 진정한 평화낙원을 건설하기 위한 단초가, 수천 년 동안 불초한 자식으로 왜곡되어 동서 인류사에서 가장 강렬한 원한을 품고 죽은 단주의 해원이라는 말씀입니다. 그 이치를 쉽게 말하면 ‘벼리 줄의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물을 끌어 올릴 때 벼리 줄을 당기면 그물코 체가 끌려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상제님은 세계 역사를 이끌어 갈 으뜸자리에 단주를 앉혀 그의 맺힌 원한을 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소리 높여 노래시며 단주의 포부와 도덕적 역량이 요순보다 훨씬 컸으나 요순에 의해 꿈이 좌절되었다고 하시며 후천 대동세계를 여는 세운을 단주가 주관하여 오선위기 진주도수로 해원의 여정으로 나아가도록 질정을 하셨습니다. 놀랍게도 천자국天子國인 동이족東夷族의 고조선 역사를 철저히 왜곡한 장본인이 바로 요순堯舜입니다. 따라서 원시반본原始返本하는 후천 가을개벽의 때를 맞이하여 뿌리역사가 왜곡된 사건의 중심에 있었으며 동서방(한족,동이족) 평화주의자였던 단주를 통해 한족과 동이족의 역사의 근원을 바로세우고 후천의 대동세계로 나아가도록 하신 것입니다.

●단주수명丹朱受命이라. 단주를 머리로 하여 세계 원한 다 끄르니 세계 해원 다 되었다네. (道典 6:93:9)
●“요순시대에 단주가 세상을 다스렸다면 시골 구석구석까지 바른 다스림과 교화가 두루 미치고, 요복(要服)과 황복(荒服)의 구별이 없고 오랑캐의 이름도 없어지며, 만리가 지척같이 되어 천하가 한집안이 되었을 것이니 요와 순의 도는 오히려 좁은 것이니라.(도전4:31:1~2)

그렇다면 단주는 어떻게 지구촌의 역사를 이끌어 가는 것일까요? 상제님께서는 바둑으로 세월을 보낸 단주를 배려하여 바둑판 원리, 즉 오선위기五仙圍碁 도수 천명으로 인류 역사를 이끌어가게 하셨습니다. 오선위기란 말 그대로 다섯 신선이 둘러앉아 바둑을 두는 형국을 말합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세로 나아가도록 세계 역사의 기틀을 짜신 것입니다.

●현하대세를 오선위기五仙圍碁의 기령氣靈으로 돌리나니 두 신선은 판을 대하고 두 신선은 각기 훈수하고 한 신선은 주인이라. (道典 5:6:2~3)

바둑판 격인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세계 4대강국이 두 편으로 갈라져서, 주인인 조선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둑을 두듯이 세계 정치 질서를 끌고 가는 것입니다. 상제님은 이 오선위기 도수에 다시 씨름판 도수를 붙이셨습니다.

●현하 대세가 씨름판과 같으니 애기판과 총각판이 지난 뒤에 상씨름으로 판을 마치리라. (道典 5:7:1)

상제님은 오선위기의 세계정세를, 전통 씨름판의 경기 방식과 같이 애기판(1차 대전), 총각판(2차 대전), 상씨름판(마지막 대전쟁)을 거쳐 굴러가게 하신 것입니다. 오선위기 도수와 씨름판 도수를 통해, 이 세상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상씨름판, 곧 인류 최후의 전쟁을 거친 뒤 새로운 질서 세계를 맞이합니다. “삼천三遷이라야 내 일이 이루어지느니라.”(6:64:8)라는 말씀대로, 원한으로 점철된 선천의 인류 역사는 세 번의 큰 전쟁을 거쳐 후천선경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럼 그동안 씨름판 도수는 어떻게 전개되어 왔을까요?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집행하시던 20세기 초, 제국주의 세력이 물밀듯이 동양으로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상제님은 이 서양 세력을 물리치시기 위해 먼저 일본과 러시아 사이에 전쟁을 붙이셨습니다. 이것이 동북아의 판도를 바꿔놓은 러일전쟁입니다. 그러면서 영국과 프랑스로 하여금 각각 일본과 러시아를 돕는 훈수꾼 노릇을 하게 하셨습니다. 이 러일전쟁의 여파가 나중에 유럽으로 번져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점화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애기판 씨름입니다.

그 다음 총각판 씨름은 중일전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독일은 일본에게 붙어 훈수를 두고 소련은 중국에 붙어 훈수를 두어, 두 번째 오선위기 국제질서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러한 대결 구도가 총각판 씨름인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전개된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참혹하게 망한 후, 세운世運은 드디어 마지막 상씨름판 전쟁 구도로 들어섰습니다. 주인인 한국이 삼팔선을 경계로 남북한으로 나뉘고 중국과 구 소련, 미국과 일본이 합류함으로써 최종 오선위기 상씨름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입니다.

상제님은 “씨름판대를 조선의 삼팔선에 두고 세계 상씨름판을 붙이리라.”(5:7:3)라고 하셨습니다. 상씨름이란 ‘더 이상이 없는’ ‘최상의 씨름’이란 뜻입니다. 상씨름은 그 규모와 성격이 이전의 1, 2차 세계 대전쟁, 즉 애기판과 총각판의 대결 구조와는 근본적으로 그 판세가 다릅니다. 이것은 이제까지 인류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인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결 구도로서, 인류사의 새 장을 여는 개벽상황과 직결되는 끝내기 한 판 승부입니다.『한민족과 증산도』-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