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캐릭터 연재의 변
지난 호에서는 현대 슈퍼히어로의 역사와 마블 세계관을 구성하는 우주관과 신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부터는 마블 히어로의 캐릭터별 분석을 해 본다. 최근 10년간 개봉한 마블 영화 20편에서 진리와 연결되는 핵심 내용들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마블 세계관은 비교적 과학기술과 초능력에 의존하는 히어로들이 지배적이었는데,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가 등장해 주문과 마법의 세계, 평행 우주와 사후 세계까지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세계관의 엄청난 확장이 가능해졌다.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 탄생 과정이 전형적인 구도자의 과정을 밟는 정서가 있다. 그는 교만하고 괴팍한 성격을 가진 천재 외과 의사였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손의 신경이 손상되어 의사로서의 자질을 빼앗기고 만다. 절망에 빠져 치료할 방법을 구하다가 카마르-타지와 신비한 스승에 대해 전해 듣고 길을 떠난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 분)는 티베트에서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분)을 만난다.
처음 만난 에인션트 원이 차크라와 경락 그림, MRI 사진을 보여 주자 어이가 없다는 듯 이렇게 말한다. “전 재산을 털어 여길 왔는데, 믿음을 통해 몸을 치료한다고요? 전 그딴 것들은 안 믿어요. 차크라, 에너지, 믿음의 힘, 영혼이라는 건 없어요. 사람의 몸은 물질로 이루어졌고 이 우주에 잠시 존재하는 티끌에 불과해요.”라고 떠들며 오히려 자신이 지금까지 배운 과학과 의학으로 가르치려 든다. 그러자 에인션트 원은 우아한 동작으로 가슴을 툭 쳐 내친다. 그 순간 닥터 스트레인지의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뒷모습을 보게 된다. 잠깐 충격을 받았지만, 그래도 믿지 않고 혹시 마시는 차 속에 환각제 같은 걸 넣어서 그런 거라 의심하자, 에인션트 원은 이번엔 그의 영혼을 초의식 차원으로 날려 보낸다. 그는 멀티버스Multiverse(다중우주)와 시공을 초월한 세계가 존재함을 직접 보게 된다.
“Open your eyes!” 이 한마디에 지구가 내려다보이는 궤도까지 날아올라 간 스트레인지는 갑자기 그곳에서 나비가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 장면은 『장자莊子』의 호접지몽과 연관돼 있는 듯하다.
이 이야기는 만물에 구분이 없다는 물아일체를 비유하기 위한 사유인데 영화 매트릭스에 대한 해석으로 많이 쓰인다. 만물이 변화한다는 변함없는 유일한 사실, 그 도道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호접몽 고사다. 감독은 아마도 동양 사상을 영상화하기 위해 상당히 깊이 연구를 한 것 같다. 영화에서는 이 나비를 만지는 순간 스트레인지가 웜홀 같은 것을 통과해 날아간다.
직접 우주의 실상을 봄으로써 스트레인지의 오만한 과학지상주의와 묵은 관념은 박살이 나게 된다. 자신이 체험한 우주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그는 덜덜 떨며 “Teach me.”를 외친다.
스승은 제자를 눈보라 몰아치는 에베레스트 산꼭대기에 데려다 놓고 스스로의 힘으로 공간을 열어 돌아오도록 명한다. 결국 스트레인지는 공간을 열고 돌아오는 데 성공한다. 비로소 구도자로서의 겸손한 생각과 천지자연에 순응하는 마음 자세를 갖추게 된다. 이후로 스트레인지는 엄청난 속도로 주문과 마법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 간다. 도서관의 책들을 공간 이동해 가져다가 자신의 몸은 잠을 자고 영신靈身은 몸에서 이탈한 상태로 책을 읽고 공부한다. 깨어있는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잠자는 예언가 에드가 케이시Edgar Cayce가 생각난다. 어린 시절 케이시는 철자 공부를 하다가 잘 안 외워지자 그 단어장을 베고 잠이 들었다. 아버지가 케이시를 깨워 다시 철자를 물어보자 막힘없이 술술 외워 냈다. 심지어 그 내용이 몇 페이지 몇째 줄에 있는지까지 얘기한다.
“책에 있는 모든 단어가 보여요. 모두 보인다구요!” 어떤 사람도 부러워할 만한 신비한 능력이다. 책을 베고 자면 책의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와 있던 케이시와 잠을 자면서 영신이 책을 읽어 모든 내용을 기억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마블 세계관에서는 멀티버스에서 힘을 추출해서 에너지를 다루는 마법을 미스틱 아츠Mystic Arts라고 한다. 에인션트 원이 이것을 보여준다.
신비스런 말을 하면서 이러한 마법을 허공에 그리는데 나타나는 상징이 놀랍다. 먼저 한 점에서 아래위로 직선이 그려지고 그것을 180도 돌리면 원형(동그라미)이 된다. 점-선-면의 순서다. 점은 태극, 선은 음양, 원은 그 음양이 순환하여 돌아가는 오행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양손을 벌리자 방형(사각형)이 펼쳐지고 다시 손을 움직이니 작은 삼각형들이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앞으로 밀어 내자 신비한 기하학의 도형들이 입체적으로 흔들린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려지는 순서다. 원圓-방方-각角의 순서가 그것이다. 그리고 바깥에는 7개의 작은 원들이 나타난다. 하늘을 뜻하는 원이 칠성을 상징하는 7수로 돌아가고 있다.
이 내용은 삼신상제 제천 행사를 참관한 선인 발귀리의 송가 중 한 부분이다.
‘소도蘇塗’는 삼신 상제님께 제사 지내는 거룩한 장소이고 ‘소도경전본훈’이란 소도에서 사용되던 경전의 근본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카마르-타지라는 지구를 지키는 신성한 곳에서 원방각의 가르침을 펼치는 에인션트 원의 모습이 환단고기의 가르침을 절묘하게 보여 주고 있다.
원·방·각은 우주 시공간 구성의 세 요소이다. 원圓은 하늘의 정신을 상징하는 도형이다. 하늘은 원만하다. 하늘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이다. 방은 땅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버지의 생명과 씨를 받아 낳고 길러서 하늘의 뜻을 이룬다. 방方은 땅의 진리 정신이 반듯하다, 방정方正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천지부모의 원만하고 방정한 신성과 생명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은 어떠한가. 각角은 사람의 본성을 상징한다. 사람은 천지부모와 하나가 되는 것이 삶의 궁극 목적이다. 인간의 삶의 목적과 생명의 본성은 하늘과 땅과 일체 관계이다. 이 천지인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정삼각형은 천지와 하나 된 인간의 우주광명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것이 환단고기 문화의 최종 결론인 태일인간太一人間의 모습이다.
이 말씀 속에서 엄청난 메시지가 느껴졌다. 원 속에 방이 있지만 사람을 나타내는 각은 원 밖에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왜냐? 사람 속에 천지가 있으니까. 다른 말로 사람이 천지부모의 뜻을 이루기 때문이다.
에인션트 원은 첫 가르침으로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원방각을 보여 줬다. 이것은 앞으로 자신의 뒤를 이어 궁극의 마법사인 소서러 슈프림Sorcer Supreme, 즉 태일인간의 위치를 이어받으라는 메시지로 생각된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슬링링이라는 마법도구를 손에 끼고 허공에 둥글게 원을 그려서 원형포탈을 만들어 공간이동을 하는 이 설정은 상제님 도술세계를 흉내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같은 장면이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구 차원에 존재하는 모든 마법사 중 가장 강력하다. 유체 이탈 능력, 정신을 통한 의사소통 능력을 지녔다.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망토는 공중 부양을 가능하게 하고, 입지 않아도 망토 자체가 날아다닌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죠슈 브롤린Josh J. Brolin 분)를 상대로 한 망토의 활약상을 만날 수 있다. 수련한 마법으로 차원의 문을 열어 공간 이동이 가능하며, 타임 스톤을 이용해 시간을 관장할 수 있다.
마블 세계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6명의 우주적 존재 중 시간의 영속성을 상징하는 이터니티Eternity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시간이 의인화된 우주적 존재 이터니티는 시간의 주권자로 그려지는데, 그 이터니티의 화신, 즉 시간이 인사화된 존재가 닥터 스트레인지라고 한다.
마블 원작 만화에서는 시간의 신 자체인 이터니티가 한 인간에 불과한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정중히 예를 갖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고 한다. 결국 마블 세계관도 모사재천謀事在天 성사재인成事在人, 즉 계획은 하늘에서 하고 일을 이루는 것은 인간에게 있음을 노출한 것이다.
인피니티 스톤 6개가 모두 엄청난 능력을 지녔지만, 타임 스톤은 그 모든 힘과 사건들을 시간을 돌려 무無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인피니티 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임 스톤의 능력으로 수많은 미래를 스캔scan하는 장면은 마치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가 주연을 맡은 영화 <넥스트NEXT>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에는 3분 정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핵폭탄 테러를 하려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매 순간 모든 미래를 3분 단위로 내다보고 모든 경우의 수를 스캔하여(어떤 의미에서는 미래를 살아 보고) 총알도 피하고 부비트랩도 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인피니티 워에서는 수행하는 모습으로 가만히 앉은 자세에서 14,000,605개의 미래를 보고 난 후, 타임 스톤을 넘기는 것이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자신의 의도대로 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제 마지막 단계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막강한 타노스 앞에 다른 히어로들은 맥없이 무너졌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만이 단 1개의 이기는 미래를 본 것이다.
개벽책 하권의 이 말씀으로 볼 때, 닥터 스트레인지는 인간으로서 우주 시간대의 전체 신비를 밝혀낸 김일부金一夫 대성사를 생각나게 한다.
마블 원작과 영화 양쪽의 설정에 의하면, ‘생텀Sanctum(생텀 생토럼Sanctum Sanctorum)’은 최초의 소서러 슈프림Sorceror Supreme(궁극의 마법사, 도통자)인 아가모토Agamotto가 지구를 다른 차원의 존재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든 3곳의 성소이다. 이 성소들이 위치한 곳은 홍콩, 런던, 뉴욕이며, 이 생텀들은 카마르 타지와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마법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으며, 다른 장소로 갈 수 있는 차원의 문도 있다.
‘생텀 생토럼Sanctum Sanctorum‘은 ’거룩한 것 중의 거룩한 것’이란 히브리어를 라틴어로 옮긴 문장인데 우리말로는 지성소至聖所(지극히 거룩한 장소)로 번역된다. 본디 구약성경에서 성궤가 놓여 있는 성막(천막으로 된 일종의 신전) 가장 깊숙한 공간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며, 이후 예루살렘 성전의 최심부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신전 등에서 모시는 신의 상징이나 신상 등이 모셔져 있는 중심부를 가리키는 일반 명사로도 쓰인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사는 뉴욕 생텀은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블리커 스트리트 177A에 위치한 중소형의 단아한 빅토리아식 저택으로, 온갖 영적 존재들이 오고 가는 집이라고 한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이곳은 모든 차원들의 교차로인 넥서스가 위치하는 곳이라 한다. (만화의 설정)
이상의 내용에서 살펴보면 생텀은 환단고기 문화 속에서 천제를 올리던 성지 ‘소도蘇塗’를 떠올리게 한다. 상고 시대 우리 조상들은 아무 데서나 천제를 올린 것이 아니라 ‘소도’라는 특정 장소에서 올렸다. 초대 단군왕검이 천자로 추대되기 전 천제를 올린 장소인 ‘단목 터[檀木之墟]’는 단군조선 최초의 소도라 볼 수 있다.
단군조선의 11세 도해단군은 전국의 12개 명산 가운데 아름다운 곳을 뽑아 ‘국선소도’를 설치하였고, 13세 흘달단군도 곳곳에 소도를 많이 설치하였다. 24세 연나단군 때는 소도를 증설하였다. (『단군세기』)
특히 도해단군은 소도 둘레에 박달나무를 많이 심게 하였는데, 초대 단군이 ‘박달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제를 올린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배달倍達을 세운 환웅천황이 나라를 세우기 위해 ‘백두산 신단수神檀樹’ 아래에 내려왔는데, 그 신단수 역시 ‘박달나무 단’ 자를 담고 있다. 따라서 소도와 같은 종교적 성지는 이미 배달 시대부터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도해단군은 소도에 심은 박달나무 가운데 가장 큰 나무를 환웅상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웅상雄常이라 하였다. 초상화나 사진이 없던 그 시절에 나무를 환웅천황이 응감하여 계신 곳으로 여기고 모신 것이다.
생텀이 신상을 모시는 곳이라는 뜻과도 일치한다.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에서 지구를 지키는 3개의 생텀은 제천문화의 성지 소도蘇塗와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원작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스승인 에이션트 원의 추천으로 이 저택에 입주하게 된다. 그리하여 첫날 밤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고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거사를 치른 뒤 저택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그 봉인으로 삼은 것이 비샨티의 신성한 문양이 새겨진 창틀로 된 거대한 지붕 창문인데 이 모양이 우물 정井 자이다. 비샨티는 오쉬투르Oshtur, 아가모토Agamotto, 호고쓰Hoggoth로 이루어진 삼위일체의 신이며, 마블 코믹스의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관리하는 주신이라고 한다.
이는 마치 환단고기 문화 속의 삼신을 떠올리게 하는데, 진리 언어로 치환시켜 정리해 보면, 다른 차원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3개의 성지인 소도(생텀)에 차원 관문을 보호하는 봉인이 우물 정(井) 자 형태로 되어 있고 이는 삼신(비샨티)의 신성한 문양이라는 것이다.
환단고기에 의하면, 배달국의 첫출발이 우물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식수원 확보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지를 지상에 세우려는 중대한 의식이었으리라.
또한 고조선은 2세 부루단군 때부터 정전제井田制라는 이상적 토지 제도를 바탕으로 한 조세 제도를 갖추었다.
마블의 세계관에 환단고기와 신교 문화, 증산도 진리의 핵심 상징이 들어 있다. 이 우물 정井 자를 차원 관문에 새겨 넣음으로써 하나님의 마음을 상징하는 원십자, 그리고 상제님의 계신 북두칠성까지를 드러낸 것이다. #분명히 마블의 세계관 속에 동서 문화의 진액이 들어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에인션트 원Ancient One은 고대의 하나라는 뜻이 될 텐데,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이다. 영화에서는 생텀과 타임 스톤을 지키는 최고의 마법사 ‘소서러 슈프림Socerer Supreme’의 자리에 있다가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에인션트 원, 소서러 슈프림 등의 단어들은 모두 ‘화이트 샤먼White Shaman’이라는 단어로 수렴이 가능하다.
많은 학자들은 인류 역사 초기에 황금문화의 시대가 있었고 그 시대에 하늘과 소통하며 전쟁 없이 평화롭게 백성들을 다스리던 영적 스승들이 화이트 샤먼White Shaman이며, 지금처럼 점을 쳐주고 운명의 조언을 해주는 블랙 샤만Black Shaman과는 구분되는 위대한 존재의 시대가 있었음을 전한다.
에인션트 원은 영화에서는 켈트족의 여사제로 소개되고 만화에서는 티벳의 고승으로 묘사된다.
켈트족Celts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오래도록 유럽 대륙에서 거석문화, 룬rune 문자와 같이 토테미즘, 샤머니즘 등의 원형 신교문화 유산을 보전해 온 민족으로, 특히 삼수三數 문화의 놀라운 상징들이 많이 발견된다. 켈트족은 북방 유목민족이 이동해서 자리 잡은 종족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아마도 환국의 삼신문화를 제대로 가져간 종족으로 생각된다. 마블이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을 켈트족으로 설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유럽에서도 동북아의 소도문화에 나타나는 나무 숭배 신앙이 광범위하게 행해졌는데 독일의 언어학자 그림Grimm은 ‘신전’을 뜻하는 튜턴어(북유럽 민족어) 낱말들을 검토하여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성소聖所는 자연림이었다는 것을 밝혔다. 영화 속의 생텀이라는 단어도 여기서 힌트를 얻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무 숭배는 아리안어계에 속한 모든 유럽 사회에서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부족은 드루이드교Druidism를 신앙한 켈트족이다. 그들은 겨우살이가 끝난 참나무를 특히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참나무 숲을 예배 장소로 택하고, 의식에는 반드시 참나무 잎을 사용하였으며, 키가 큰 참나무는 신의 형상으로 간주하였다. 유럽의 나무 숭배는 동북아의 솟대 신앙과 마찬가지로 신과 소통하기 위한 성스러운 행위인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는 카마르-타지 도서관의 책들을 공부할 때 몸은 잠을 자면서 영신이 이탈해 책을 읽고 공부했다. 마치 동양에서 선가나 불가에서 도승들이 몸은 그대로 두고 영신靈身만 빠져나가 천상이나 외계 우주로 여행하는 ‘시해법尸解法’을 쓰는 것과 같은 장면이다. 정확히는 영체 이탈이 맞는 표현이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적에게 심장 부분을 찔려 자신의 연인에게 찾아와 도움을 청할 때 적도 영체 이탈로 찾아와 다시 공격을 한다. 어느 영화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영체와 영체의 대결이 벌어진다. 영체들끼리 싸울 때에는 벽을 통과하기도 하지만 벽에 부딪치는 등 일부 물리적인 영향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영체가 육체에서 이탈할 때, 누워 있는 자세에서는 육체와 평행을 이루어 서서히 빠져나간다. 다시 돌아올 때도 수평 자세로 바꾸어 천천히 하강하여 육체와 합쳐진다. 이때 비(잠재)의식에 맺혀 있는 어떤 감정이 문득 솟아올라 육체를 자극하면, 영체는 급강하여 육체에 강렬한 충격을 주게 된다. 그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등의 깜짝 놀라는 꿈을 꾸기도 하고, 팔다리가 뒤틀리거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세계관에 엄청난 확장력을 전해 주고 진리 세계로 접근하는 구도자적 코드들을 던져 준다. 앞으로 개봉할 어벤저스4에서 그가 본 1개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흥미롭게 지켜봐야겠다.
이번 호에서는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어벤저스에는 수많은 초능력과 지적 능력, 영적 능력, 과학 기술, 재력, 전투 능력 등 신통한 재주들을 한두 개씩 가진 영웅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지만, 실제 이 우주는 가을개벽의 때를 맞이하여 모든 법을 합하여 쓰지 않고는 병든 천지를 바로잡지 못하는 시대에 와 있다.
상제님은 선천 상극의 영웅시대를 끝맺고 후천 상생의 성인시대를 열어 주시기 위해 ‘판밖의 남모르는 법’으로 천지공사를 집행하셨다. 그것이 바로 묵은 하늘을 바로잡으시고 인류를 근원적으로 구원하는 상생相生의 대도大道이다. 예수, 석가, 공자 같은 성자도 전혀 알지 못했던 전대미문의 ‘무극대도’인 것이다!
닫힌 하늘의 여름철 말, 곧 선천의 낡은 관념을 넘어설 용기를 가진 자, 인류의 내일을 걱정하며 어떤 고난도 극복하고 열린 하늘로 들어갈 열정이 있는 사람들. 바로 그들이 상제님의 대도 진리와 인연을 맺게 되는 사람들이며, 방황하는 오늘의 인류에게 새 진리 이야기를 전해 주는 구원의 천사요 진정한 영웅이 될 것이다. <마블 히어로의 캐릭터 연재, 다음 호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