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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Matrix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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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The Matrix series) 또는 《매트릭스 프랜차이즈》(The Matrix franchise)는 워쇼스키Wachowski 형제가 만든 트릴러지trilogy(3부작) 영화이다. 22세기 말 인간이 컴퓨터에 의해 양육되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99년 《매트릭스》가 첫 개봉된 이래 《애니매트릭스》, 《매트릭스 리로디드》, 《매트릭스 레볼루션》이 잇달아 개봉되었다. 비디오 게임으로는 외전 스토리를 띠는 《엔터 더 매트릭스》와 네오Neo를 주인공으로 하는 《매트릭스: 패스 오브 네오》가 있다. 또 온라인 게임으로 《매트릭스 온라인》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았다.



 

1. 매트릭스 신드롬


1999년 전 세계를 강타한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는 윌리엄 깁슨의 사이버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매트릭스matrix라는 제목은 윌리엄 깁슨의 소설 뉴로멘서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뉴로맨서Neuromancer』의 저자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은 영화를 보고 자신의 책의 내용을 영화에 잘 녹여냈다고 했다. 깁슨이 말하기를, 영화에 나오는 신비주의 컨셉은 자신의 책보다는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의 원작가, 20세기를 대표하는 SF소설 작가)의 책에서 가져온 것 같다고 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SF영화의 전설로 불린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열광시킨 ‘매트릭스 신드롬’은 사이버 공간의 신비화와 더불어 기술 유토피아적 전망을 부각시키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실재인 줄 알았던 현실 세계가 사실은 컴퓨터가 만든 가상 세계임을 알게 되면서 큰 혼돈에 빠져드는데,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1929~2007)는 우리 인간이 매트릭스의 세계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트릭스’는 ‘매트릭스 조직(matrix organization)’의 의미로도 쓰인다.
매트릭스 조직은 프로젝트 조직과 기능식 조직을 절충한 형태로, 195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인 나사NASA가 처음 고안했다.
 

이 조직의 특징은, ‘사람 한 명에 보스 한 명’, 즉 단 하나의 명령 계통이라는 오랜 규범을 버리고 ‘보스 두 명’, 즉 다중 지휘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중 지휘 구조’는 물론 이와 관련된 지원 메커니즘과 조직 문화 및 행동 패턴을 포함하는 다중 지휘 시스템을 채택한 모든 조직이 바로 매트릭스라고 정의한다.
- 『미래의 지배』(2001), 스탠 데이비스Stan Davis(미국의 경영 컨설턴트)



매트릭스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뒤에 살펴보겠지만 우주사는 조직사라고 할 수 있고, 그 조직은 우주통치자 주재신 상제님을 중심으로 천지간에 가득 찬 수많은 인격신과 자연신들의 일원적 다신관 구조를 느낄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된다.
 

■ 매트릭스의 뜻


라틴어에서 온 영단어로, 어머니를 뜻하는 ‘mater-/matr-’가 어근이다. 중세 영어에서 처음에는 자손을 낳는 여성이라는 의미였다가, 나중에 자궁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현대에는 뜻이 다시 바뀌어서 자궁처럼 뭔가를 둘러싸고 있는 것, 즉 조직이나 환경과 같은 뉘앙스의 여러 의미들을 가지게 되었다. 영화에서도 이를 인용하여 인간을 가두는 고치를 어머니의 자궁과 똑같은 환경으로 만들어 놓는다.
 

수학에서의 매트릭스matrix(行列)

1개 이상의 수나 식을 사각형의 배열로 나열한 것. 가로줄을 행(row), 세로줄을 열(column)이라고 부른다. 칼럼column에는 기둥이라는 뜻도 있다는 것을 알면 세로줄이라는 뜻도 쉽게 이해가 된다. 아서 케일리와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 발명했다.
 

윌리엄 깁슨William Ford Gibson(71세)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1948~)은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에서 “매트릭스는 사이버 공간이 고도의 수학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모든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일상 환경이라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했다.

사이버펑크cyberpunk※의 명저인 깁슨의 소설을 영화화한 〈코드명 J〉(1995,미국)에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가 주연을 해 이미 접속에 대한 개념을 접했다.
〈매트릭스〉가 나오자 소설가인 윌리엄 깁슨은 “오랜만에 경험하는 ‘순수한 즐거움’의 영화”라며 “네오는 영원토록 내가 가장 좋아하는 SF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매트릭스〉는 논쟁의 여지없는, 궁극적 사이버펑크 영화다.”
 

※사이버펑크cyberpunk -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펑크(punk)의 합성어. 컴퓨터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과 반체제적인 대중문화, 나아가서는 기계와 인간의 대등한 융합을 시도하는 데서 비롯된 새로운 형태의 반문화적 성격을 갖는다. 컴퓨터에 대한 심취와 기성세대 가치관에 대한 경멸적 태도가 뒤섞인 이 반문화가 이전 세대의 반항아들(이를테면 50년대의 비트족, 60년대의 히피족)과 구별되는 것은 네트워크로 구성된 가상 공간(cyber space)을 무대로 활동한다는 점이다. (영화사전) [네이버 지식백과]



 

2. 감독과 흥행기록


세기말의 흉흉한 기운으로 들끓던 1999년. 〈매트릭스〉의 등장은 충격 이상이었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영화에 열광적으로 반응했고, 아직까지 〈매트릭스〉만큼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SF는 없다. 기독교, 유대교, 불교, 힌두교, 양자역학 등 종교와 과학을 넘나드는 개념을 녹여내어 큰 질문을 던져 놓은 워쇼스키 감독은 단순히 흥행 감독이나 오타쿠otaku(御宅,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정도가 아니라 종교학의 대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중국과 홍콩 영화의 액션 미학을 할리우드에 가장 효과적으로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워쇼스키 감독은 제작자 조엘 실버에게 〈매트릭스〉의 콘셉트인 ‘사이버펑크’를 전달하는 데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 영화 〈공각기동대〉(1995, 일본) 덕을 톡톡히 보았다. 당시 〈공각기동대〉는 북미 지역에도 꽤 알려진 상태였는데, 워쇼스키 형제는 실버에게 이 영화를 보여 주며 “우린 실사로 저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오라클(글로리아 포스터Gloria Foster 분)의 집에 있던 아이들의 모습은 오토모 가츠히로의 〈아키라〉(1988,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기도 하다. 

〈매트릭스〉는 유태인계 미국인 래리 워쇼스키Larry Wachowski(Lana Wachowski), 앤디 워쇼스키Andy Wachowski(Lily Wachowski) 두 형제가 제작했고 영화 구상하는 데 5년 반, 시나리오 14번 수정, 콘티 만화는 수천 장이 그려졌다. 그래서 완성도가 대단히 높다. 이후 이들은 형제에서→남매를 거쳐→자매가 되었다. 영화감독 겸 작가로 본래는 둘 다 남성으로 태어나서 형제였지만, 차례로 성전환 수술을 받아서 현재는 자매가 되었다.

20세기를 마감하는 해에 나온 영화로서 1편이 1999년 3월 24일 미국에서 개봉했고, 2016년 9월 21일 재개봉했다. 2,3편은 같은 해인 2003년에 개봉했다. 영화의 세계관을 알기 위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애니매트릭스The Animatrix는 2편을 개봉하고 한 달 후인 2003년 6월 3일에 출시됐다. 애니매트릭스 안의 9편 중 4편의 각본을 워쇼스키 감독들이 썼다.

영화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분류하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아이엠디비IMDb(The Internet Movie Database)에서 18위를 했다. 세상에서 나온 모든 영화 중에서 18위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카데미상에서도 4개 후보로 올라 전부 수상했고, 전 세계에서 34개의 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 미 의회 도서관에 보관해야 할 영화로 뽑혔다. 제작비 대비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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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화면을 전방위에서 동시에 찍어, 멈춘 동작을 360도 방향에서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을 주는 플로모션Flow motion 촬영 기법을 본격적으로 이용해 독특한 연출을 보여 주는가 하면, 홍콩 누아르 영화의 요소를 SF에 도입하여 환상적인 연출을 보여 준다. 특히 1부에서 총알을 피하는 유명한 장면은 압권. 개봉 당시 전국의 초중고 아이들이 너도나도 다 따라 했을 정도로 유명했다.
 

3. 매트릭스 세계관의 역사


매트릭스 세계관을 이해하려면 〈애니매트릭스〉(2003, 미국)를 봐야 한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워쇼스키 감독이 당대 최고 애니메이션 감독들에게 매트릭스 세계관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표현하라고 주문해서 나온 애니메이션이다. 이 중 제2 르네상스 편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제로원 (애니매트릭스 제2의 르네상스 1부)


제2의 르네상스는 인간과 인공지능 기계와의 전쟁에서 인간 문명이 어떻게 패배했는지, 인간이 어떻게 기계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건전지가 되었는지, 매트릭스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마지막 남은 인간의 도시, 시온에 있는 파일 저장소에서 시온 내에 있는 컴퓨터의 기록물 보관소 프로그램이 보여 주는 역사 파일 번호 12-1을 보여 준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여성 보살 같은 느낌을 준다. 만다라 문양에 둘러싸여 인도나 동양 불교의 느낌을 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알려 주는 역사는 이러하다. 1900년대 후반 인류는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명을 한다. 인공지능의 개발이다. 인공지능과 기계가 발명되고 그들이 노동에 이용된다. 그러던 중 B1-66ER, 영원히 기록될 이름으로 최초로 주인에게 맞섰던 이 기계가 주인을 잔인하게 죽인다. 이에 재판이 열리고 사람들은 이 모델을 파괴할 것을 주장한다. 사람을 살해한 로봇을 폐기 처분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로봇도 권리가 있다고 폐기는 안 된다는 측의 주장이 대치하게 된다.

대부분의 기계들이 추방되거나 파괴되고 추방된 기계들이 중동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모인다. 사막이고 버려진 지역이라 인간으로부터 안전하였고 이들은 이곳을 약속의 땅이라 불렀다. 거기에 기계의 후손들은 나라를 세운다. 이름은 제로원! 매트릭스3에서 네오가 기계의 왕을 찾아가는 곳이 제로원이다.

이것은 단순한 디지털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원문화의 천부경에서 0은 무극, 1은 태극을 뜻한다. 환국에서 뻗어나간 수메르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수메르의 갈데아 우르 출신인 아브라함은 아버지와 함께 하란을 거쳐 가나안(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해 정착하는데 이로 인해서 유대족이 시작되었다.

영화에서 그리는 기계 문명의 중심지 제로원(0과 1)이 바로 이 지역이다. 이들은 환국의 천부경 문화를 가져간 것으로 생각된다. 유대인의 신비주의로 알려진 카발라는 천부경의 무극과 태극의 원리를 펼쳐 놓은 것이다. 두 사람의 유대인 감독이 만든 영화이기에 이러한 신비주의 배경을 심어 놓은 것이 아니겠는가.

인공지능은 기계들을 대량 생산하고 더 뛰어난 인공지능을 생산한다. 제로원은 뛰어난 기술로 경제를 성장시키고, 전 세계 경제가 제로원에 의존하게 된다. 제로원의 신용 등급은 올라가고, 인간들의 나라는 등급이 떨어진다. 제로원이 전 세계를 장악해 나간다. 이에 인간의 국가는 해상 봉쇄를 단행한다. 제로원은 유엔에 특사를 파견했으나 가입이 거부된다.
 

기계와 인간의 공생 (애니매트릭스 제2의 르네상스 2부)


인간들은 제로원을 폭격, 전면전이 시작된다. 그때 기계들은 태양에너지만 사용하고 있었다. 인간들은 태양을 가리기로 한다. 다크 스톰Dark Storm 작전이 그것이다. 검은 전자기 구름으로 하늘을 덮는 계획이다. 기계들은 처음엔 밀리지만, 대량 생산된 기계들의 반격으로 인간은 죽거나 생포된다.

오랜 전쟁 중에 기계들은 인간들의 몸을 연구한 결과 생체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태양에너지를 대체하면서 기계와 인간의 공생 관계가 시작된다. 죽은 인간을 액화시켜 산 인간에게 주입하며 인간을 닭장 속의 닭처럼 양육해 전력을 생산한다.

그런데 인류 멸망 직전에 기계의 대사가 유엔에 찾아간다. 이때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너희의 육체를 버리면 신세계를 얻을 것이다.”
 

아키텍트와 매트릭스의 탄생


기계들은 인간을 닭장처럼 엮어 놓고 탑을 세워 놨다. 그랬더니 인간들이 픽픽 죽어 나갔다. 그래서 기계들이 인간들의 정신세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탄생시킨 것이 인간 정신 관리 프로그램인 매트릭스다. 말하자면 거대한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또는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세상을 연 것이다.

이것은 마치 인간이 가축을 사육할 때 병에 걸리지 않게 음악도 틀고 환경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과 같을 것이다.

매트릭스를 만든 존재는 아키텍트Architect이다. 영화 2편에 보면 모니터 많은 방에 네오가 들어가고 그곳에서 만난 흰머리의 백인 남성이 바로 그이다. 창조주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 존재가 기계 세계의 2인자이다.

1인자는 3편에 나오는 제로원의 최초의 의식, 기계의 신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성게처럼 생긴 그 기계이다. 그가 만든 많은 기계(인공지능?) 중 아키텍트가 있다.

아키텍트는 수많은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첫 번째는 완벽한 매트릭스를 만들었다. 수학적으로 완벽한 세상.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인간들이 맥없이 죽어 나갔다. 아키텍트는 이것이 매트릭스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라 인간들의 불안정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매트릭스는 인간의 역사를 분석해서 고통과 질병들에 이어 전쟁도 부여한다. 그런데 잘 살다가 놀랍게도 인간들이 또다시 쓰러져 죽기 시작한다.

그래서 아키텍트는 나처럼 완벽한 프로그램으로는 어렵구나 하고 생각해서 불완전한 존재를 초빙한다. 바로 직관력을 가진 프로그램인 오라클Oracle, 초월한 듯한 인상을 한 이 할머니는 원래는 인간들의 정신의 특성을 연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라클은 인간들에게 선택 능력을 줬다. 즉 자유의지를 준 것이다. 그랬더니 전체 인간의 99%가 매트릭스를 잘 받아들인다. 그렇게 매트릭스는 성공하고 잘 작동했다. 그런데 선택권을 인간에게 준다는 개념이 문제를 발생시켰다. 전체의 1%가 문제를 일으킨다. 이들은 매트릭스 안의 수학적 체계 안에서 발생하는 우발적인 변수들이다. 이들은 매트릭스 안에서 고민한다. 뭔가 이상한데 하면서. 혹은 깨어나기도 한다. 네오Neo도 그런 이들 중에 하나이다.

그렇지만 기계들은 이것이 큰 오류는 아니고 예측 가능한 오류라고 생각한다. 아키텍트는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작게는 요원들을 투입하고, 크게는 인간들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믿고 있는 시온Zion을 관리한다.

1) 우발적 변종들인 시스템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을 관리하는 이들이 요원들인데 스미스Smith 요원도 이에 해당한다. 이 요원들이 불안 요소를 없애면 된다.
2)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 깨어나는 애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을 모아서 시온을 만든다. 놀랍게도 시온은 인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기계들이 깨어난 자들을 관리하는 쓰레기통으로 만든 것이다. 이 얘기를 아키텍트가 네오에게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들이 적당한 때가 되면 시온을 한 번씩 파괴한다. 즉 쓰레기통을 한 번씩 비운다. 최후의 저항군이 살아있는 게 아니고 완전히 점령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휴지통이 찼는지 어떻게 아는가. 그게 바로 네오의 등장이다. 네오는 선택의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매트릭스의 불완전성의 총합, 수학적인 총합이다. 극단화된 존재이다.

매트릭스는 인간 정신 관리용 최첨단 닭장인데, 거기서 탈출한 변수들을 처리하는 하수 처리용이 시온이라고 아키텍트는 이야기한다.

즉 네오 같은 존재가 나오면 처리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그래서 네오는 예측 가능한 변수 내에 있다. 선택을 해서 성장하면서 결국 아키텍트를 찾아오게 된다. 언제나! 시스템 불완전성이 최고치에 왔다는 뜻이고 포맷할 때가 됐다는 것, 쓰레기통을 비울 때가 됐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키텍트는 오만한 눈빛으로 모든 것이 자기 예측 범위 내에 있다고 봤다.
 

네오의 존재


영화 속의 네오는 예측을 벗어나 버린다. 지금까지 많은 매트릭스 가운데 의미있는 5번의 매트릭스가 있었고, 네오는 6번째이다. 그런데 6번째 네오가 독특한 일을 발생시킨다.

원래는 초기화해야 하는데, 원래 네오의 역할은(아키텍트가 예측하는) 시온이 파괴될 때 언제나 여자 16명, 남자 7명을 선택한다. 그렇게 시온이 다시 시작되도록 하고, 자신은 수학적인 존재니까 해체돼서 원래 소스로 돌아온다. 그럼 매트릭스는 초기화되어 다음 매트릭스가 시작된다.

그런데 5번째 네오까지는 구세주가 아니라 인간에게 희망을 부여하고 변수를 끌어모아 처리하고 그냥 매트릭스를 유지시키는 사이클 안에 갇힌 요소에 불과했다.

아키텍트(설계자)를 만난 6번째 네오는 선택권이 있으니 여자 몇 명, 남자 몇 명을 선택 안 할 수도 있다. 내가 선택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아키텍트 : “이 과정을 따르지 않으면 시스템 충돌이 일어나 매트릭스의 모든 인간이 죽는다. 그럼 시온의 멸망과 함께 인류 전체가 종말을 맞게 되지.”
네오 : “그렇겐 못할 텐데. 인간은 당신 에너지원이니까!”
아키텍트 : “우리에게 여러 단계의 생존 방법이 있다. 문제는 네가 인류의 멸망을 감당해 낼 준비가 됐느냐는 거지.”



“문이 두 개 있다. 오른쪽은 소스로 가서 시온을 구할 문이고, 왼쪽은 인류를 멸망시키면서 여자에게 갈 문이지. 네 말대로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우린 이미 결과를 알고 있지 않나?”

리로디드reloaded, 즉 인류 몇 명 선택해서 살리던가 멸망하던가 하라는 것.

그런데 지금까지 5명의 네오들은 인류애가 너무 커서 시온을 남겨 놓은 방법을 택했다.

그런데 6번째 네오는 인류보다 트리니티Trinity에게 간다. 왼쪽 문으로 가서 트리니티를 구하고 인류도 구해 낸다. 아키텍트의 예측을 벗어났다.

3탄에서 인류를 구해 내기 위해 기계 세상의 최상의 권력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만난다. 성게처럼 생긴 이 존재는 아마도 인간과의 전쟁 당시부터 있어온 인공지능일 것이다. 인간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인류를 멸망시키지 않은 것을 보면 애증의 감정이 있는 듯하다.
 

네오 : “스미스는 당신 통제를 벗어났소. 곧 매트릭스와 여길 장악할 거요. 당신은 못 막아요. 난 할 수 있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 : “뭘 원하나?”
네오 : “평화!”



이로 인해 네오는 스미스를 물리쳐 인간을 구원하고 인공지능 기계와 평화를 이룬다.
 

4. 매트릭스의 상징성 분석


 

네오Neo


〈매트릭스〉는 신화적 상징이 가득한 영화다. 그리스 신화와 성서와 역사에서 가져온 수많은 이름들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네오Neo(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 분)는 성서의 예수를 연상시킨다. 네오라는 이름은 New(새로운 신인류)를 뜻하기도 하고 절대자(One)의 애너그램anagram(철자 바꾸기)이며,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세계의 영겁(Eon)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그의 방 번호는 ‘101.’ 0과 1로 이뤄지는 매트릭스의 세계를 상징하며, 동시에 그가 ‘더 원The One’임을 드러낸다)
 

네오의 방번호, 101

현대 디지털 문명의 코드가 1과 0 이진법인데, 서양에서 라이프니츠가 이것을 발명한 분이 태호복희太皞伏羲라는 것을 밝혔다. 그런 태호복희씨는 천부경天符經에 도통한 분이었다. 그러니 현대 디지털 문화의 원형체가 천부경이다.

천부경의 첫 구절이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이다. 우주가 1에서 시작되었는데 1은 0(무에서) 비롯된 1이다. 네오가 처음에 있는 방 번호인 101이다. 1始0始1, 즉 일시무시일을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네오의 존재 자체가 천부경의 코드를 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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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의 이름, 앤더슨

토머스 앤더슨Thomas Anderson이라는 네오의 실제 이름도 의미심장하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이었던 도마Thomas는 부활한 예수에 대해 의심했던 사람이다. 이것은 매트릭스의 세계를 벗어나기 전의 네오의 모습이기도 하다. 앤더슨Anderson은 ‘앤드류의 아들’이라는 뜻인데, 앤드류는 ‘사람’이라는 뜻인 안드레아스에서 온 것이다. 그렇다면 앤더슨은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성서엔 예수가 스스로를 인자人子, 즉 ‘사람의 아들’이라고 부른다.

모피어스를 만나러 가기 위해 차를 기다리는 네오는 애덤스Adams 거리의 다리 밑에 있다(왼쪽). 예수는 성서에서 ‘두 번째 아담Adam’으로 표현되며, 이때 내리는 비는 세례(재탄생)의 의미이기도 하다. 네오가 초이에게 불법 프로그램을 넘겨주자 초이는 이렇게 말한다. “할렐루야! 넌 나의 구세주야! 나만의 예수 그리스도!”

기독교적 구원자의 코드가 많이 들어 있다. 증요한 것은, 예수님은 자신을 내려보낸 아버지 하느님의 존재를 증거했다. 실제로 예수 성자는 자기를 ‘하느님의 아들,’ ‘사람의 아들[人子]’이라 하였을 뿐, 자신이 바로 하느님이라고 외친 구절이 성경에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내가 스스로 온 것이 아니로다. 나를 보내신 이는 참이시니, 너희는 그를 알지 못하나 나는 아노니, 이는 내가 그에게서 났고 그가 나를 보내셨음이니라. (「요한복음」 7:28~29)



 

세계를 구원하는 한 사람, The One

예수가 참이라고 외쳤고 자신을 보내셨다고 한 아버지. 인간으로 오신 아버지 하나님 증산 상제님의 말씀을 살펴보자.
 

1 예수를 믿는 사람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2 불교도는 미륵의 출세를 기다리고
3 동학 신도는 최수운의 갱생을 기다리나니
4 ‘누구든지 한 사람만 오면 각기 저의 스승이라.’ 하여 따르리라.
5 ‘예수가 재림한다.’ 하나 곧 나를 두고 한 말이니라.
6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 보냈느니라. (증산도 道典 2:40)



상제님께서는 공자, 석가, 예수를 내가 쓰기 위해, 쓸데가 있어서 천명을 주고 인간 세상에 내려보내셨다는 것이다. 예수는 정직하게 그것을 증언한 것이다. 또한 한 사람에 대한 문제가 나온다. 누구든지 한 사람만 오면 따르리라는 말씀은 인류 구원과 새로운 세상은 #인간으로 내려오시는 그 한 사람(The One)#에 의해 실현된다는 것이다.
 

혈심자(血心者)가 한 사람만 있어도 내 일은 성사되느니라. (증산도 道典 8:52)
한 사람만 있어도 나의 일은 이루어지느니라. (증산도 道典 10:26)
믿는 자가 한 사람만 있어도 나의 일은 되리니 너는 알아서 하라. (증산도 道典 10:41)



이것은 상제님 당신에 대한 말씀이기도 하겠지만 성사재인成事在人하는 일꾼 한 사람을 의미하리라.
 

계획된 예언을 넘어선 자유 선택

〈매트릭스〉 1편에서 네오는 인간 의식을 지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 승리한 것처럼 끝난다. 이는 예언자 오라클을 절대적으로 믿는 모피어스의 맹목적인 믿음이 실현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우리가 예언을 따르기만 하면 초인적인 ‘더 원’(The one)이 세계를 구원할 것이다.

그런데 2편 〈리로디드〉는 이런 생각을 완전히 전복시켜 버린다. 모피어스가 절대적 신념을 가지고 떠받드는 예언자 오라클은 매트릭스의 권력에 봉사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일 뿐이다. 오라클은 매트릭스의 “어머니”이고 시스템의 완전 통제를 돕는다. 네오가 모피어스에게 말하듯 “예언은 거짓이었다. ‘더 원’의 목적은 그 어떤 것도 끝내는 게 아니야. 그건 또 다른 통제 시스템에 불과했어.” 바로 이런 전복성이 이 영화의 뛰어난 면이다. 그렇게 다시 희망이 없는 것처럼 흘러가다가 네오는 설계자와 만난다. 네오는 두 개의 문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 한쪽으로 가면 시온을 구하지만 연인은 죽는다. 다른 한쪽으로 가면 연인을 구하지만 시온 주민 모두가 멸망한다.

‘더 원’의 사명은 인류의 구원이다. 예언에 따르면 그것이 네오의 목적인 것이다. 시온을 구하지 않으면 네오는 ‘더 원’이 될 수 없다. 먼저 있었던 5명의 네오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네오는 예언으로부터 자유롭게 행동하기를 선택하고 트리니티를 구함으로써 설계자에 맞선다. 예언의 계획 대신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을 따름으로써, 궁극적인 힘은 설계자가 아닌 바로 인간 자신에게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인간세계를 구원하고 심지어 기계 세상도 구원한다. 예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 예언을 넘어서 버린 것이다.
 

나는 예언자(豫言者)가 아니로다. 나의 일은 세상 운수를 미리 말함이 아니요, 오직 천지공사의 도수로 정하여 내가 처음 짓는 일이니라. (3:227)



네오가 예언의 정해진 순서를 따라갔다면 6번째 매트릭스가 열리고 인간은 여전히 진실을 알지 못한 채 매트릭스의 감옥에 갇혀 배터리로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이번 후천 가을개벽기의 신천지는 우주 통치자 하나님께서 처음 짓는 일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옛일을 이음도 아니요, 세운(世運)에 매여 있는 일도 아니요, 오직 내가 처음 짓는 일이니라. (증산도 道典 2:42)
내가 하는 일은 도통한 사람도 모르게 하느니라. 나의 일은 판밖에 있느니라. (증산도 道典 2:134)



상제님께서는 우주의 조화주신造化主神으로서 삼계대권을 발동하여 새 역사의 운수를 정해 놓으시고(모사재천謀事在天), 이 도수度數(천지 새 역사의 프로그램)를 실현해 나가는 모든 관건을 일꾼에게 맡기셨다(성사재인成事在人).
 

6번째 구원자, 6수의 상징

인류 구원자로서의 네오가 6번째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최근 개봉한 마블의 〈인피니티 워〉에서도 우주 조화를 담은 인피니티 스톤이 6개로 되어 있다.
6수는 천부경의 중심수이고 모든 수의 부모(1과 2)와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식(3)을 나타내며, 이로써 완전한 전체를 이룬다.
 

※피타고라스는 6이라는 수는 생식, 출산을 상징한다고 했다. 6은 2와 3에 의해 구성되는데, 남자의 수를 상징하는 3과 여자의 수 2를 합한 5는 결혼을 상징하고, 2와 3을 곱한 6은 생식, 출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최근 미국에서 생식, 출산의 근원이 되는 ‘섹스sex’는 여섯을 뜻하는 ‘식스six’에서 유래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오행으로 말하면 6은 음수陰水로서 물의 정신인 일양一陽을 담고 있는 물의 외형적 모습, 구조를 가리킨다. 이는 물의 결정이 6각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몸소 모범을 보이시며, 천지의 일꾼들에게 이 6수의 정신을 취하여 ‘육임六任조직’을 짜도록 명을 내리셨다.
 

이제 여섯 사람에게 도(道)를 전하였으니 이는 천하의 대학(大學)이니라. (6:62:6)
나를 믿는 자는 매인(每人)이 6인씩 전하라. (8:101:1)



다가오는 가을 개벽기에 인류를 건져내는 의통구호대가 6수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6수를 상징하는 구세주 네오와 연결된다.
 

네오의 회사, 메타코텍스

네오가 ‘토머스 앤더슨’으로서 일하는 회사 이름은 ‘메타코텍스Metacortex’다. ‘meta’는 ‘뛰어넘다, 초월하다’라는 뜻을 가진 접두어이고 ‘cortex’는 ‘대뇌를 감싸고 있는 피질’을 뜻하는 단어다. 즉 ‘메타코텍스’는 ‘두뇌의 한계를 뛰어넘다’ 정도의 뜻이 된다. 그가 근무하는 회사 이름처럼 영화에서 네오는 한계를 뛰어넘어 초인으로서, 다시 말해 인존하나님으로서의 모습을 보여 준다.
 

모피어스Morpheus


 

꿈의 신이라는 이름

모피어스Morpheus(로렌스 피쉬번Laurence Fishburne 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를 뜻한다. 그리스어로 ‘형태’ 또는 ‘모양’을 뜻하는 ‘모르파이morphai’에서 파생한 말로 ‘모양을 빚는 자’라는 뜻이다. 영어에서 형태학을 가리키는 모폴로지morphology와 수면 및 진정 등의 효과를 발휘하는 모르핀morphine은 모르페우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선지자 역할

느브갓넷살호의 선장이고 시온 사람들과 함선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네오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압제의 땅을 탈출하여 구원의 땅으로 향하는 모세를 떠올리게 한다. 질 것이 뻔한데도 ‘그’가 우리를 구원하리란 신념만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독려하는 저항군의 심벌 모피어스. 그는 분명 절망한 이들에게 희망을 꿈꾸게 하는 모르핀Morphine 주사와 같은 존재다. 아이러니하게도 꿈의 신이라는 이름 뜻과 정반대로 그는 사람들을 현실 세계로 깨어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세보다는 신약성서의 세례 요한과도 같은 인물이지만, 예언과 같이 네오가 매트릭스와 기계의 세계를 파괴하고 인류를 구원할 거라고 확신한다. 1편에서는 너무도 멋있고 압도적인 선지자 역할로 등장한다.
 

깨어나라, 네오

또한 그는 네오에게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을 제시한다. 네오가 대면한 이 선택은, 관객들에게도 유효한 것이다. 매트릭스의 세계를 인정하며 살아갈 것인가, 진짜 현실을 위해 눈을 뜰 것인가. 네오는 빨간 알약을 선택했고, 태어나 처음으로 눈을 뜬다.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가 네오에게 (모니터를 통해) 처음으로 건넨 말이 “깨어나라, 네오(Wake up, Neo)”라는 사실과, 엔딩 크레디트에 흐르는 음악이 미국의 랩 메탈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기계에 대한 저항)’이 부른 ‘Wake Up(깨어나라)’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우리 모두는 상제님께서 열어주신 대개벽의 실상에 깨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때’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큰마음으로 가을철 인존의 삶을 살아간다면, 천지부모와 선령을 비롯한 천지신명의 성신을 받아내려, 열매 맺는 새 역사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리니티Trinity


 

삼위일체의 상징

트리니티Trinity(캐리 앤 모스Carrie Anne Moss 분)는 성삼위일체聖三位一體, 성부-성자-성신을 뜻한다. 영화 안에서는 네오, 모피어스, 트리니티 3명을 의미한다고 본다. 트리니티의 유명한 학다리 발차기는 첨단 촬영 기술과 공각기동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장면들로 생각된다.

트리니티가 있는 방 번호는 303호이다. 이것은 삼위일체를 뜻한다. 네오, 모피어스와 함께 말 그대로 일체가 되어 인류를 구원한다는 의미인 동시에, 연인 네오를 사랑과 믿음으로 완성시킨다는 작명 원리이다. 그녀는 진짜 세상 속으로 네오를 내보내는 성모 마리아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트리니티는 모피어스와 함께, 악기 소리를 모방하거나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하는 신서사이저의 기종명이기도 하다고 마니아들은 전한다.

기독교 신학 삼위일체 사상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동방의 삼신일체三神一體(삼신은 한 분이다) 사상을 떠올리게 한다. 네오의 101에 대한 생각처럼 303도 무극에 뿌리를 두고 나온 1의 작용으로 볼 수 있다. 천부경의 “하나는 셋으로 작용한다”는 진리를 보여 주는 것이 네오와 트리니티의 관계이다.
 

방번호 303

그녀가 전화를 받는 방 번호는 ‘303’이며 〈매트릭스〉의 후반부에 네오는 이 방에서 부활한다.(아마도 예수가 3일 만에 부활한 수를 상징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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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면서 하나인 그들

또 이것은 시온(인간 세계)과 매트릭스(가상 세계)와 기계 세상의 3가지 세계는 어떤 깨달음에 의해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에서 트리니티와 네오는 한 몸과도 같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은 외모상 유사성을 지니며, 트리니티를 처음 만났을 때 네오는 “남자인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네오와 트리니티가 한 몸이라는 암시는 3부작 내내 등장하는데, 매트릭스 세계에서 그들은 액션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생명을 의지하고, 시온에선 몸을 섞으며, 기계의 도시까지 가는 길에선 동행자가 된다. 

토머스, 즉 ‘도마’는 ‘쌍둥이’라는 의미로 네오와 트리니티의 관계가 단순한 연인 관계가 아니라 생명으로 연결된 하나의 존재임을 드러낸다. 입맞춤으로 네오를 부활시킨 트리니티는 말한다. “오라클은 말했어. 내가 사랑에 빠질 거라고.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바로 ‘그’일 거라고. 그러니까 너는 죽을 수 없어. 알아? 죽을 수 없어.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여기서 트리니티는 그리스도의 여제자이자 성녀로 불리는 막달라 마리아에 비유된다. 소설 다빈치코드에서는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내일 것이라 주장한다.
 

스미스Smith


스미스 요원(휴고 위빙Hugo Weaving 분)은 네오의 존재로 수학적 등식상 반대편에 생성된 결과물로 나온다.
 

획일화된 이름

영미권의 성씨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성씨(대한민국의 김씨처럼)라고 볼 수 있는 스미스라는 코드 네임을 사용함으로써 ‘인간의 획일화’를 보여 준다. 동시에 ‘스미스화(化)’되어 가는 전체주의를 비판한다는 의견이 있다. 영화상에 나오는 다른 요원들도 비슷하게 브라운, 존스 같은 흔한 성씨를 쓴다는 점이 그 근거. 이는 매트릭스 세계의 인간이라면 아무나 자신으로 동화시킬 수 있는 요원의 존재와, 3편 중 ‘모든 프로그램이 스미스 요원으로 동기화(일체)된’ 매트릭스 세계를 연상시킨다. 덧붙여 말하면 1편 후에 나오는 ‘업그레이드’된 요원들의 이름은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뜻에서 유래되는 잭슨, 존슨, 톰슨이라는 이름을 쓴다. 이들도 물론 영미권에서는 흔히 쓰이는 성씨들이다.
 

자동차번호 IS5416

또한 2편에서 그가 모는 차의 번호판은 IS5416인데, 이는 구약 성경의 이사야 54장 16절을 의미하며, 스미스란 단어의 원뜻이 대장장이인 것을 생각해 보면, 창조된 도구인 요원들의 우두머리 격인 스미스의 위치와 그의 행적을 떠오르게 한다.

“보라 숯불을 불어서 자기가 쓸 만한 연장을 제조하는 장인도 내가 창조하였고 파괴하며 진멸하는 자도 내가 창조하였은즉.” (개역개정판 성경 이사야 54:16)
여기서 ‘장인’은 바로 ‘스미스’(Smith)를 번역한 것이다.
 

존재의 다른 측면

인간과 기계의 전쟁에서 제3의 스미스라는, 인간과 기계 모두를 멸망시킬 위기로 몰고 가는 존재가 등장했다. 기존의 선악 이분법이 아닌 자석의 양극처럼 네오와 스미스라는, 한 존재의 다른 면이 악으로 드러난 것이다.
 

“선천 세상에는 상극 도수에 의해서 그 존재가 정당화되는 마신魔神의 세계가 있습니다. 선천에 악의 세계가 당당하게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천지의 마를 극복함으로써만 성장 발전하게 되는 선천 우주의 상극 질서의 섭리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선천의 인간 역사 속에서는 사마邪魔의 간여로 정의로운 세상이 실현될 수 없었습니다. 세상을 바르고 정의롭게 살려는 참마음을 가진 자가 오히려 실패하고, 남을 해코지 하고 억누르는 자가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모순이 생겨났습니다. 타락한 악령인 사마는 우리를 죄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려고 늘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인간 삶의 배후에서 생명을 죽이고 도적질하고 범죄를 저지르게 해 파멸과 멸망의 길로 끌어들이며, 항상 상제님에 대한 믿음의 줄을 끊어 놓으려 합니다.” - 증산도의 진리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도고십장道高十丈이면 마고십장魔高十丈’이라고 말해 왔다. 선천 상극의 법칙에 따라 도道가 높아질수록 더욱 강력한 마魔가 발동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종도사님께서는 시천주侍天主 신앙을 바탕으로 마신을 이겨 낼 수 있는 영적인 힘을 길러 마장魔障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영화 〈리틀 붓다>

영화 〈리틀 붓다〉에서 도통 직전에 마지막 관문인 마왕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싯타르타 본인과 똑같은 모습의 마신이 나타나고 둘은 손을 잡는다. 마치 네오와 스미스의 만남같이 느껴진다.
 

마왕마라 : 네가 가고자 하는 곳엔 아무도 없어. 나의 신이 되지 않겠나?
싯다르타 : 집 짓는 자여. 드디어 너를 만났군. 너는 이제 집을 지을 수 없느니.
마왕마라 : 하지만 난 너의 집이야. 넌 내 안에서 산다구.
싯다르타 : 내 분신이여. 넌 환상일 뿐이니 넌 존재하지 않아. 대지가 내 증인이야.
이 대화 후 마왕은 사라지고 싯다르타는 해탈한다.



 

마왕과 아키텍트

매트릭스의 창조자를 ‘아키텍트’라고 부른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인간 정신을 구속하는 시스템의 창조자이니 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영화 〈리틀 붓다〉에서 석가모니가 도통의 마지막 관문에 만난 마왕 마라를 ‘집 짓는 자’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아키텍트Architect라고 한다. 그리고 마라는 싯다르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너의 집이야. 넌 내 안에 산다구.” 마치 매트릭스의 아키텍트가 “넌 어차피 매트릭스 안의 변수에 불과해. 내 예측 범위 내에 있다.”고 오만하게 말하는 것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를 볼 때 키아누 리브스가 석가부처를 연기한 것과 네오를 연기하게 된 것은 우연히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이퍼Cypher


 

이름의 뜻

사이퍼Cypher(조 판톨리아노Joe Pantoliano 분)라는 이름은 ‘영zero’이란 뜻이다. 오르간의 어느 음이 액션의 고장으로 울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네오 일행을 배신하는 ‘사이퍼Cypher’의 이름은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악마인 ‘루시퍼Lucifer’의 변형이라는 설도 있다. ‘cypher’는 ‘부호, 암호, 숫자’를 뜻하는데, 여기에서 그가 ‘디지털 부호’로 만들어진 세계인 매트릭스 속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공감

사이퍼는 요원 스미스를 만나 매트릭스에 다시 넣어 달라는 협상을 하는 장면에서 음식을 먹는데 어떤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이라고도 하고, 또는 가장 혐오스럽게 먹는다고도 한다. 매트릭스가 가짜란 것을 알지만 현실 세계가 너무도 혹독하고 골치 아프고 싫으니 다시 매트릭스로 넣어 주고 유명한 부자로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가 악역임에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낸다.

“나는 이 스테이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이것을 입안에 넣으면.. 매트릭스가 나의 뇌에 말해 주지. 맛있는 것이라고.. 9년을 지내 오면서.. 내가 깨달은 건데.. 모르는 게 약이다!”

사피어의 이 말은 인식론에 관해 많은 생각을 던져 준다. 우리가 진짜라고 인식하는 게 무엇인지, 어쩌면 이 세계도 가상 세계가 아닌지, 가상의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더 안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들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사람들을 주저앉힌다.
 

존재의 의미

네오와 스미스가 방정식의 양극인 것처럼 네오와 사이퍼는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상에 대한 양극점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재밌는 것은 네오의 철자 순서를 바꾸면 구세주라는 뜻의 ’ONE’이 된다. 그런데 네오를 배신한 사이퍼는 컴퓨터 용어로 0을 뜻한다고 한다. 네오와 사이퍼는 1과 0, 즉 이진법을 구성하는 숫자다.

시리즈의 1편에서 가장 문제적인 인물인 사이퍼는 ‘비밀스러운 메시지,’ ‘아라비아 숫자 0에 대한 옛날 표현’이다. 그는 스미스와 비밀스럽게 만나며, 성서에서 예수를 팔아넘기는 가롯 유다Judas Iscariot처럼 배신한다. 그리고 성서는 유다를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자”, 즉 0과 같은 존재로 표현한다.
 

오라클Oracle


 

이름의 뜻

오라클Oracle은 인간 심리 분석 프로그램, 인간 정신 관리 프로그램이며 직관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라클이라는 이름의 뜻은 신탁神託, 즉 인간이 판단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인간의 물음에 대해 신神이 하는 응답이다. 서양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지방의 신탁으로, 멀리 외국에서까지 신탁을 받고자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피티아라고 일컫는 신전神殿 직속의 무녀巫女에 의해 아폴론Apollon신神의 탁선을 받기도 하였다.
 

매트릭스의 어머니

매트릭스의 의미를 우주라고 가정하면 이 우주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아키텍트는 아버지이다. 매트릭스를 창조하고 방정식으로 모든 해법을 찾는다. 예측 가능한 질서를 만들려 한다. 오라클은 어머니이다. 방정식을 헝클고 무질서 속에서 가능성을 만들어 간다. 네오를 도와 인간과 기계의 평화와 새로운 매트릭스의 세상을 열어 간다.

어떤 면에서 보면 매트릭스는 천지부모 사상이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성적이고 수학적인 남자 창조주 아키텍트와 직관적이며 현명하고 애정 어린 여자 창조주인 것이다.
 

오라클의 선문답

오라클은 현자의 면모를 보여 주며 네오의 출현과 전쟁의 종식을 예언했다. 네오는 오라클에게 끝없이 질문한다. 그런 네오에게 오라클은 선문답 같은 답을 던지고, 때가 이르지 않았을 때는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오라클 : 답을 얻을 곳은 오직 한 곳뿐이야.
네오 : 어디죠?
오라클 : 자넨 알아. 그 답을 못 찾으면 우리 모두(인간과 기계 문명)에게 내일은 없어.



오라클은 네오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는 정확한 얘기를 해 주지 않는다. 스스로 답을 찾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핵심적인 말을 던져 준다. 오라클과 네오의 대화는 선문답에 가깝고, 참나, 진아에 대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한다. 네오의 많은 질문 앞에 오라클은 “알잖아”라고 한마디를 던진다.
 

너 자신을 알라

“테메트 노스케Temet Nosce”
즉 “너 자신을 알라”는 라틴어 명문이다. 이 문구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알려져 있지만, “너 자신을 알라”는 원래 그리스 델피 신전 입구에 써 있던 말이다. 그리스어로 ‘Gnothi Seauton’이지만 영화에선 라틴어인 ‘Temet Nosce’로 표기되어 있다
 

2 태모님께서 물으시기를 “찬홍이 너는 누구를 믿느냐?” 하시니 찬홍이 “제가 저를 믿지요.” 하고 대답하니라.
3 이에 “꼭 그런가?” 하시니 “꼭 그렇지요.” 하매 다시 물으시기를 “꼭 그런가?” 하시니 또 “꼭 그렇지요.” 하더라.
4 태모님께서 “그 다음에는?” 하고 물으시니 찬홍이 “다음은 증산 상제님을 믿지요.” 하고 대답하거늘
5 말씀하시기를 “꼭 그렇게 하라. 저를 못 믿으면 상제님 또한 못 믿느니라.” 하시니라.
6 태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한테 내가 있다, 나를 찾아라.
7 내가 나를 못 찾으면 이 천지를 못 찾느니라.” 하시니라. (증산도 道典 11:69)



여기서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자신을 못 믿으면 상제님도 못 믿는다는 태모님 말씀처럼 들려온다.
 

오라클의 태극귀걸이

3편에 등장하는 오라클은 태극 문양의 귀걸이를 하고 등장한다. 태극은 음양 생명의 통일체인데 귀걸이를 통해 오라클은 자신을 태극의 자리에 배정하고 있다.

『증산도의 진리』 책에 황극皇極은 ‘작용의 중’이라 했다. 인류 구원의 중심이 네오이니 그렇다면 인류 구원에 대해 묻고 있는 네오는 작용의 중인 황극에 해당된다.
 

오라클의 쿠키

오라클은 1편에서 네오에게 쿠키를 주고, 3편에서 사티Sati에게 쿠키 굽는 법을 알려 준다. 네오는 구세주이고, 사티는 7번째 매트릭스의 오라클 같은 존재로 해석되곤 한다.

그렇다면 이 쿠키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쿠키cookie는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재료들을 첨가하여 여러 가지 모양으로 구워낸 작은 서양식 과자인데, 다른 뜻으로는 인터넷 웹 사이트의 방문 기록을 남겨 사용자와 웹 사이트 사이를 매개해 주는 정보이기도 하다. 즉 가상 세계와 실재 세계의 매개이고 역사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쿠키를 주거나 만드는 법을 알려 준 것은 오라클의 능력을 넘겨주는 종통의 상징이라 생각된다.

필자는 매트릭스 1,2,3편의 총결론은 사티Sati라고 생각된다. 사티라는 소녀는 호연이로 상징되는 초립동草笠童 도수를 제대로 보여 준다. (이에 대해 다음 호에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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